한국토지주택공사(LH), SK텔레콤, 현대엔지니어링, 한국중부발전 등이 참여하는 ‘한ㆍ인도네시아 투자 컨소시엄’이 14일 첫 모임을 갖고 정식 출범했다. 이 모임은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방역을 지원하고 우리 기업의 현지진출 방안도 모색하는 기업간 협의체로, 지난달 29일 한국일보와 ‘한ㆍ인도네시아 경영학회’(KIMA)주최로 열린 제1회 ‘한ㆍ인니 경영포럼’에서의 결의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14일 오후 서울 서초동 KIMA 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모임에서 참여기업들은 각 사의 인도네시아 투자전략을 공유하는 한편, 공유된 정보를 토대로 최적의 공동진출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공동협력에도 합의했다. 이날 논의는 사실상 우리 정부를 대표해 인도네시아 수도이전 건설협력을 모색 중인 LH가 주도했다. LH 글로벌사업처 김윤영 부장은 “LH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동부 칼리만탄에 계획 중인 신수도 사업에 제안할 다양한 아이디어를 마련 중”이라며 “단순히 이전만 하는 게 아니라 수도기능 유지에 필요한 인구 이동 및 배후시설까지 고려한 계획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비보도를 전제로 구체 계획의 일부를 컨소시엄 참여업체에 공개하는 한편, “인도네시아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민간기업과는 LH 차원에서 적극적인 정보공유 및 협조를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 부장은 6월 중순 예정된 제2회 ‘한ㆍ인니 경영포럼’에서 ‘스마트시티 사업 추진 경험 및 상황’에 대해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SK텔레콤도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방역 및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부응해 비대면의료와 관련된 통신인프라 제공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소개했다. 김희섭 상무는 “대규모 투자가 선행되는 통신망을 직접 가설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19 방역 및 의료협력 차원에서 SK텔레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K그룹이 중시하는 ‘사회적 가치’와도 부합하는 만큼 구체적 방안을 만들어 6월초쯤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인도네시아에서 주요 발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실행한 중부발전은 자카르타 인근에 ‘폐기물 소각 발전소’ 건설을 제안했다. 해외수력부 김득수 부장은 “폐기물 처리 체제가 갖춰지지 않은 자카르타 주변의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필요한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KIMA 회장이기도 한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단기적으로 호흡기와 방역용 마스크 원단(PPE) 등코로나19 방역에서 양국 기업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에 취합된 협력 아이디어를 KIMA의 인도네시아측 회장인 세트요노 주안디 다르모노 회장에게 전달해 빠른 시일 내 구체적 성과가 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모임에는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 관계자도 참석해 민간 차원의 한ㆍ인니 협력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인도네시아 대사관의 리스키 아드리 무함마드 서기관은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방역에서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며, 수도 이전 등의 사업에서 한국 기업의 관심에 대해 본국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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