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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바마, 의회 소환해야” 맹폭… 오바마 “투표하라” 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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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바마, 의회 소환해야” 맹폭… 오바마 “투표하라” 응수

입력
2020.05.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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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ㆍ현직 대통령 갈등 美 대선 새 변수로

버락 오바마(오른쪽) 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11월 백악관에서 당시 당선인 신분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오른쪽) 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11월 백악관에서 당시 당선인 신분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연일 맹폭을 가하며 대선 판 정쟁 속으로 소환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해 밖으로는 중국, 안에서는 전임 대통령을 때려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는 모습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국민들에게 “투표하라”고 응수하면서 미 대선 판이 전ㆍ현직 대통령간 대립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만약 내가 상원의원이나 하원의원이었다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정치 범죄와 스캔들에 대해 증언하기 위해 가장 먼저 불렀을 사람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것을 알았다”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을 의회 증언대에 세워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전날 올린 “오바마게이트”라는 글과 다른 사람이 올린 “오바마게이트는 음모론이 아니다”라는 글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명명한 오바마게이트는 자신과 측근들에 대한 ‘러시아스캔들’ 수사 배후가 오바마 전 대통령이란 주장으로 민주당을 향한 새로운 공격 포인트로 꺼낸 카드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플린이 미 연방수사국(FBI)의 고의적인 함정 수사에 당했을 수 있다는 정황을 담은 FBI 내부 메모가 공개되면서 트럼프와 공화당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FBI가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수사하게 된 기원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레이엄 의원은 다만 오바마를 소환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와 달리, 전직 대통령을 의회에 출석시키는 것은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이 FBI의 수사에 관여했다는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음모론적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는 게 현지 매체들의 대체적 평가다. 오바마는 대선 이후인 2017년 1월 플린이 러시아 대사를 만나 대러 제재 해제 문제를 논의한 사실을 보고받은 것은 알려졌다. 일간 뉴욕타임스는 “미 현대사에서 현직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의 범죄성을 주장하며 비난한 경우는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근거 없는 어두운 주장으로 코로나19 위기 국면을 전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오바마도 가만 있지는 않았다. 그는 트럼프의 트윗이 올라온지 몇 시간 뒤 트위터에 “투표하라”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 오바마는 퇴임 후 트럼프에 대한 비판을 극구 자제해왔으나 최근 측근과의 통화에서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응이 “완전한 혼란투성이 재앙”이라고 비판한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돼 트럼프를 자극했다. 이 같은 발언으로 의도 여부와 무관하게 대선판 속으로 걸어 들어간 측면도 없지 않다. 전ㆍ현직 대통령간 갈등으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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