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파력이 이달 초 황금연휴를 거치며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보다 5배 이상 높아졌다는 국립암센터의 분석이 나왔다. 의료계에서는 지역사회 확산 수준이 5월 초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등교개학 실시가 대규모 유행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태원 집단발병의 여파가 사라지기 전에 유사한 사건이 더 발생한다면 그때는 의료체계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설명이다.

15일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연구팀이 황금연휴가 시작됐던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환자 발생 추이 등을 고려해 산출한 기간 내 평균 재생산지수(R)는 2.56이다. R값은 감염병 환자 1명의 전파력을 뜻한다. R값이 2.56이라면 감염병 환자 한 사람이 다른 사람 2.56명을 감염시킨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현재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입국자는 모두 14일간 자가 또는 시설에서 격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기간 R값을 산출할 때 해외유입 환자 규모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정부가 해외 입국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시작한 3월 9일부터 4월 30일 이전까지 평균 R값은 0.5라고 밝혔다. 황금연휴 이후 R값이 5배로 증가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지난달 내놓은 분석에서는 2월 18일부터 28일까지의 R값을 3.53으로 추정했다. 이 시기는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환자가 급증하던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당장 방역체계 수준을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으로 강화해도 최근 20명대로 늘어난 지역사회 발생 일일 신규 환자 규모가 다시 한자릿수로 줄어들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의 최선화 연구원은 “이미 사회에서 활동하는 환자들이 있어서 (타인과) 접촉이 많이 발생했을 것”이라면서 “방역체계를 강화한 효과가 당장 발생한다면 환자가 10명 밑으로 떨어지는 시점은 6월 초로 연구됐다”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그 효과가 일주일 뒤부터 나온다고 가정하면 6월 말에 가야 환자가 10명 밑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연구원은 “감염병 확산 위험만 한정해서 살펴보면 등교를 하는 순간 (확산 통제는) 확실히 어려워진다.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이태원 집단발병이 갑자기 발생했지만) 당시 우리가 환자 규모가 워낙 적었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인 것이어서 (이런 상황에서) 개학을 하면 환자가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학생들이 학교 대신 학원을 가고 일상생활을 하는 상황이어서 등교개학 지연이 감염병 확산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우리 생각보다는 적을 수는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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