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What]강원도, 지난달 말부터 QR코드 시범 운영 중
중국은 QR코드 보편화… 일각에선 “사생활 침해” 우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클럽, 주점 등 유흥시설 출입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사례를 보면, 유흥업소 출입 시 명부를 허위로 작성한 사례가 많아 방역 당국이 애를 먹고 있는데요.
정부가 이태원 클럽 명부 등을 통해 파악한 방문자 5,517명 가운데 14일 기준 2,500명 정도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에 정부는 허위 전화번호 등을 기재, 연락을 받지 않는 사례를 막기 위해 출입명부 작성에 ‘QR코드’(Quick Response Code)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강원도는 이미 QR코드를 활용한 유흥시설 출입 관리를 시범 운영 중인데요. 정일섭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1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시스템에 축적된 동 시간대에 있던 분들은 바로 추출이 된다”며 “1~2분 내에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한 업소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방역 당국에서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던 사람들을 바로 파악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도민 대부분이 관광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강원도는 지난달 20일 이후부터 QR코드를 활용한 출입 명부 도입을 시범 운영 중입니다. 특히 지난달 30일 부처님오신날을 시작으로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로 이어진 ‘황금연휴’ 기간, 관광지를 중심으로 시범 운영됐습니다.
이름, 주민번호 7자리, 연락처 전자정보로 관리
정 국장에 따르면 시스템은 ‘클린강원 패스포트’라는 웹 페이지를 이용하는데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카페나 주점, 클럽 등 업소에 입장하기 전 직원 안내에 따라 매장 입구에 비치된 QR코드를 개인이 휴대하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스캔합니다.
그러면 클린강원 패스포트 웹 페이지에 접속을 하게 되는데요. 이 페이지에서 이름, 주민등록번호 7자리, 연락처 등 개인 정보를 입력하고 개인정보 활용 동의 절차를 거치면 회원으로 등록이 됩니다. 이때 정보를 허위로 입력하면 더 이상 절차가 진행이 안 됩니다. 신용평가정보회사를 통한 문자 인증 방식으로 정보 확인이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절차를 거치고 나면 직원이 체온계로 손님의 체온을 측정하고, 체온이 37도 이하면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바코드 형식의 안심전자스탬프를 휴대폰에 찍은 뒤 업소 입장을 하게 됩니다. 이 안심전자스탬프가 여러 개 모이면, 도 차원에서 커피 쿠폰 등을 보내주고 있다고 하는데요. QR코드 개인 인증으로 인해 불편을 끼친 것에 대한 보상 차원과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뜻에서 이 같은 혜택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만약 손님 체온이 37도 이상이면 업소에서 발열확인전자스탬프를 해당 손님 휴대폰에 찍어 주고 입장을 제한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 약 1분 정도 소요된다고 하네요.
중국은 QR코드 보편화… 일각에선 “사생활 침해” 우려도
QR코드 도입은 중국에서 이미 시행 중이기도 한데요. 특히 중국은 식당을 포함한 대부분 업소, 길거리 노점에서도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돼 있기 때문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QR코드 동선 파악 등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14일 중국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양잔추(楊占秋) 우한대 교수는 “일부 이용자는 바 같은 곳에 들어갈 때 진짜 전화번호를 적지 않기 때문에 추적하기 힘들다”며 “중국은 추적, 특히 건강 QR코드 도입에서 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의 QR코드를 스캔하면 모든 사람의 건강과 여행 정보를 추적할 수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이는 지역사회 감염을 통제하고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을 추적하기에는 편리하지만, 개인 정보 보호와 사생활 침해 등 문제에서는 이의 제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국내에서도 방역 당국이 유흥시설 명부 작성 시 QR코드 도입 검토 방안을 밝히자 일각에서 “지나친 사생활 침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QR코드 도입은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잇따르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잠깐
QR코드란?
사각형의 가로세로 격자무늬에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는 2차원 형식의 코드로 1994년 일본 덴소웨이브사(DENSO WAVE)가 개발했습니다. 덴소웨이브사가 특허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 선으로 구성돼 한 방향으로만 정보를 가지고 있는 바코드와 달리, 사각형의 평면으로 정보를 담을 수 있어 정보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 특징입니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