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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이 알려주는 의료상식] 6개월 이상 지속하는 묽은 변과 복통…염증성 장질환 의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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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이 알려주는 의료상식] 6개월 이상 지속하는 묽은 변과 복통…염증성 장질환 의심해야

입력
2020.05.16 06:00
수정
2020.05.1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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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박지혜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박지혜 교수

회사에서 업무를 하거나 중요한 모임에 참석했는데 배가 아프고 화장실이 급해 낭패를 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급박변과 잔변감, 설사, 혈변, 복통으로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고생하고 있다면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무슨 병인가요?

염증성 장질환은 말 그대로 장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적어도 6개월 이상 오랜 기간 염증이 지속되면서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질환입니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인데, 최근 젊은 층에서 유병률과 발생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소화관은 식도, 위, 십이지장, 소장, 대장, 직장으로 구분됩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과 직장의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대부분 염증이 있는 부위가 연속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다수의 환자가 직장에 염증이 있고 약 절반 정도는 직장에만 염증이 국한되어 있지만, 4분의1 정도는 좌측 대장까지 염증이 생기고 나머지 4분의1 정도는 우측 대장까지도 염증이 생깁니다. 환자들이 주로 호소하는 증상은 설사와 혈변, 복통 등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식욕 감퇴, 체중 감소, 피로감 등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크론병은 궤양성 대장염과는 달리 염증이 대장뿐만 아니라 입에서부터 항문에 이르기까지 소화관 전체에 생길 수 있습니다. 궤양성 대장염이 장의 점막층에 국한돼 연속적인 염증을 보이는데 반해, 크론병은 장벽의 전 층을 침범해 병변의 분포도 연속적이지 않고 드문드문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사, 복통, 체중 감소 등이 흔한 증상이며, 증상의 종류와 정도는 환자마다 매우 다양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염증성 장질환은 한 가지 방법으로 진단할 수는 없고 여러 가지 검사를 병행해 종합적으로 진단을 하게 됩니다. 우선 환자에게 병력을 청취하고 신체 진찰을 한 뒤, 혈액검사와 더불어 대장 엑스레이 및 대장 내시경 검사, 조직 검사 등을 통해 장의 내부를 관찰합니다. 크론병의 경우에는 소장의 엑스레이 검사도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소장 내시경이나 캡슐 내시경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왜 발생하나요?

염증성 장질환이 일어나는 명확한 이유는 아직까지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유전적 요인과 다양한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해 장내 세균총의 불균형이 발생하게 되고, 이에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이 지속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연구를 통해 염증성 장질환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에 대해 많은 지식이 축적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다양한 치료가 개발되면서 상당한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염증성 장질환은 다양한 종류의 약물치료가 가능합니다. 약물치료를 통해 관해기(완화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기간)가 유도되면 유지 요법을 꾸준히 시행하게 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악화되면 약의 종류를 바꾸거나 여러 가지 약을 복합해 사용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약물 부작용으로 더 이상 약물 사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하게 됩니다.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로는 설파살라진, 메살라민 등의 항염증제와 부신피질 호르몬제, 면역억제제, 생물학적제제 등 매우 다양한 약제가 사용 됩니다. 투약 경로 또한 경구 투약, 좌약, 관장, 피하 주사, 정맥 주사 등 다양합니다. 최근 의학의 비약적인 발전에 따라 다양한 최신 치료제도 속속 개발되고 있으므로,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 질병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고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여 투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될 수 있나요?

염증성 장질환은 만성질환으로 아직까지 완치시키는 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이 없어지는 관해기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염증 반응을 가라앉히고 조직의 손상을 치유함으로써 합병증을 예방하고, 혈변,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완화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염증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장에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히는 것은 물론, 반복되는 재발로 인한 우울감 등의 정신적인 고통도 뒤따르게 합니다. 따라서 6개월 이상 설사와 복통, 특히 혈변이 지속된다면 하루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치료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임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박지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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