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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發 3차 감염 속출… 정부 “주말 중대 고비, 다른 조치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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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發 3차 감염 속출… 정부 “주말 중대 고비, 다른 조치 기로”

입력
2020.05.15 01: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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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강사 수업 들은 고교생의 어머니와 친구 3차 감염 추정

중수본 “본격적 2차 감염 위험”… 당국, 홍대 집단감염도 역학조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원 54번 확진자'인 대학생 A씨가 지난 9일 새벽 다녀간 경기도 수원시의 한 볼링장 문이 14일 오후 닫혀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원 54번 확진자'인 대학생 A씨가 지난 9일 새벽 다녀간 경기도 수원시의 한 볼링장 문이 14일 오후 닫혀 있다. 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과 관련해 방문자의 접촉자가 아닌 사람이 발병하는 3차 감염 사례가 인천에서 속출했다. 서울 영등포병원에서는 클럽 방문자와 접촉한 70대 입원환자가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병원 전체에 동일집단격리(코호트격리)에 준하는 조치가 내려졌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이태원 유흥업소를 방문해 감염된 환자를 편의상 1차 감염자로 분류할 경우, 현재는 이들의 접촉자 가운데 2차 감염자가 사회 전반에서 나타날 위험성이 큰 시기라고 경고했다.

14일 인천시와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등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가 확진판정을 받았지만 직업이 없다고 거짓으로 진술해 역학조사를 방해한 인천의 학원강사로부터 유래된 확진환자는 이날 오전까지 14명으로 전날보다 3명 늘었다. 학원강사의 수업을 들은 고교생과 어머니, 고교생의 학교 친구가 확진됐다. 어머니와 친구는 학원강사의 접촉자가 아니어서 3차 감염 사례로 잠정 분류됐다. 전날 먼저 확진판정을 받은 학원강사 수강생의 다른 과외강사까지 모두 3건의 3차 감염 추정 사례가 인천에서 발생했다. 역학조사가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지만 중대본도 인천에서 3차 전파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본격적인 지역사회 전파를 뜻하는 3차 감염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당장은 2차 감염이 본격화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연휴 때 이태원의 클럽들을 중심으로 우선 1차 감염집단이 형성됐고, 첫 번째 감염이 4일에서 8일 사이 정점을 그렸다고 보면 이제부터 그 감염자로 인한 2차 감염이 사회전반에서 나타날 위험성이 있다”고 밝혔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도 이번 주말이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진단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쌓아온 방역망과 유행억제가 유지될지, 다른 조치가 필요할지 여부를 판단할 기로”라고 경계했다. 주말을 전후해 2, 3차 감염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전환 등 방역 수위 재조정도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실제 2차 감염 확산세로 이태원발 유행과 관련된 환자는 이날 오후 6시까지 142명으로 늘었다. 정오 기준 확진자 133명 중 클럽 방문자는 82명이며 접촉자는 51명으로, 전날보다 각각 6명, 8명 증가했다. 2,3차 감염을 의미하는 접촉자 감염자가 전체의 45%에 달하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태원 클럽 방문자 가운데 2,500여명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밝히며, 이들을 속히 찾지 못하면 지역감염이 크게 확산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찰은 숨은 감염자를 찾기 위해 1,316명의 휴대폰 위치정보를 방역당국에 제공했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병원에서는 지난 9일 확진판정을 받은 작업치료사로부터 작업치료를 받은 70대 입원환자가 1인실에서 격리된 상태에서 확진됐다. 이로써 이태원발 유행과 관련해 확진판정을 받은 60대 이상 환자는 3명이 됐다. 이 병원에서는 작업치료사와 접촉한 물리치료사도 전날 확진판정을 받았다. 영등포구는 전날 입원환자와 직원 등 79명을 전수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판정이 나왔지만 병원을 코호트격리에 준하는 수준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한편 이태원 유행과 별개로 주점이나 음식점, 노래방, PC방 등 밀폐된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주점에서 함께 술을 마신 일행 6명 가운데 5명이 13일 확진판정을 받은 집단발병 사건과 관련해 현재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이전까지의 집단 발생을 보면 (유흥업소 이외에도 주점이나 음식점 등) 업소들이 분명히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또 추가로 충분히 발생 가능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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