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제” 원격수업 운영 방식 강력 권고도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중임에도 교육부가 고3 등교수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빠듯한 대입 일정은 물론 당사자인 고3 학생과 학부모가 등교를 원하는 목소리가 비교적 높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일각에서는 등교강행이 자칫 집단감염 확산 위기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교육 당국은 등교수업을 시행하는 대신 분반, 원격수업 병행 등의 방법을 총동원해 등교 이후에도 ‘학교 내 거리두기’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나 이들 대책이 실제 감염 확산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지 의문이다.

교육부는 14일 전국 시도교육청 부교육감과의 ‘신학기 개학추진단회의’ 결과를 설명하며 이 같이 밝혔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고3의 등교 연기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다음주 수요일(20일) 등교수업 연기 여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여러 일정이나 실제 등교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많아 등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등교 이후 학생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업 방식과 공간 활용 대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학년별 격주ㆍ격일제 등교 △분반을 통한 ‘미러링 동시수업’ △1개 층 내 복수 학년 배치 방안 △급식 시간 시차 운영 및 간편식 제공 등이 거론됐다. 모두 학교 구성원간의 밀집도를 최소화하는 방법들이다.
예를 들어 미러링 동시수업은 정원이 30명인 한 학급을 15명씩 두 반으로 나눠 한 교실에서는 교사가 실제 수업을 하고, 옆 교실에서는 같은 수업을 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방식으로 시행된다. 영상 수업이 진행되는 교실에는 별도의 감독교사를 배치한다. 이외에도 학급 내 오전ㆍ오후 등교, 온ㆍ오프라인 블렌디드 수업(원격ㆍ등교수업 병행), 단축 수업 등의 제안이 나왔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런 방법으로, 고3 외 나머지 학년에 대해서도 당초 일정대로 등교수업을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박 차관은 이 자리에서 “오늘 시도교육청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미 등교 개시 날에 한 반은 원격수업 한 반은 등교수업을 하는 식으로 전체 학생이 다 온다고 하지를 않는다”며 “현재로서는 (고2 이하 학년에 대해서도) 연기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등교가 미뤄지면서 9월 학기제 시행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것에 대해서도 “이미 (온라인)수업을 시작해 9월 학기제를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시행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교육부는 최근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인천 학원 강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사안과 관련해, 학원 방역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하루빨리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학원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해달라”고 학부모에 당부했다. 학원에도 ‘철저한 방역’을 지시하고 “필요하다면 원격수업 방식으로 운영해 달라”고 강력 권고했다. 교육부는 학원 종사자들에 대해서도 이태원 등 신종 코로나 발생 지역 방문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날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황금연휴’ 전인 지난 4월 24일부터 5월 6일 사이에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전국 교직원(원어민 보조교사 포함)은 41명이다. 이들 중 40명은 진단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1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또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관련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를 접촉한 교직원은 11명으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같은 기간 이태원 일대를 방문한 교직원은 880명에 달한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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