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네이버 플러스’ 서비스 출시
온라인 쇼핑ㆍ콘텐츠 혜택 확대
롯데ㆍ쿠팡 등 선행 주자 바짝 긴장
충성 고객 붙잡아둘 제도지만
업체 간 출혈경쟁 촉발될 수도
차별화된 서비스 나올지 주목
포털업계 절대강자인 네이버가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경쟁에 참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관련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온라인 쇼핑과 콘텐츠 혜택을 확대한 유료회원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맴버십’이 다음달부터 가동될 경우, 적지 않은 파장이 예고되면서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선보인 ‘유통 공룡’ 롯데그룹의 계열사 통합 온라인 몰인 ‘롯데온’을 비롯해 기존 전자상거래 업체와의 치열한 접전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을 포함한 주요 온라인 쇼핑몰은 대부분 유료회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온은 ‘롯데오너스’, 쿠팡은 ‘로켓와우’, 지마켓과 옥션은 ‘스마일클럽’ 등을 내세우면서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기존 온라인 쇼핑몰들의 유료회원 제도는 월 2,000~3,000원이나 연 2만~3만원의 회비를 받고, 그 금액을 초과하는 혜택을 가격 할인 또는 포인트 적립 등으로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회비 액수가 크게 부담되지 않는 데다 온라인 쇼핑을 자주 이용할수록 혜택이 더 커지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겐 실보다 득이 많다. 쇼핑몰간 배송 경쟁이 격화하면서 요즘은 대다수 유료회원이 무료배송 혜택도 받고 있다. 쇼핑몰 입장에선 지금처럼 저렴한 회비로 운영되는 유료회원제만으로 수익성을 기대하긴 어렵다. 하지만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가장 용이한 수단이라는 점에선 매력적이다.
업계가 유료회원 서비스를 시작한 건 약 3년 전이다. 미국 기업 아마존이 유료회원제 ‘아마존 프라임’을 도입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자, 국내 업체들도 유사한 모델을 도입했다. 그런데 저마다 들고 나온 유료회원 서비스를 뜯어보면 ‘할인, 적립, 무료배송’이라는 측면에선 대동소이하다. 수익성이 낮으니 남들과 다른 획기적인 혜택을 제공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네이버는 어떤 형태로든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에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기존 쇼핑몰 입장에선 자사 유료회원들이 각종 콘텐츠 등으로 무장한 네이버를 선택할 경우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선택지가 많아지니 나쁠 게 없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온라인 쇼핑몰 이용자가 계속 기하급수적으로 늘지 않는 한 업체들은 결국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유료회원 혜택을 확대하며 ‘파이 나눠먹기’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대형마트가 점포 수를 단 하나라도 더 늘리고, 온라인 쇼핑몰이 ‘최저가’ 타이틀을 위해 1원이라도 더 싸게 판매하려고 했던 과거 유통업계의 출혈 경쟁이 되풀이될 수 있단 얘기다.
한편에선 유료회원에 대한 혜택 확대 등이 기대된다며 긍정적인 분위기도 감지된다. 온라인 쇼핑 ‘큰 손’ 들을 붙잡아두기 위해 쇼핑몰마다 차별화한 혜택을 강화시킬 것이란 희망에서다. 롯데의 경우 네이버엔 없는 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쇼핑의 거점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네이버는 롯데를 비롯한 기존 유통업체에선 찾아보기 힘든 동영상과 음원 같은 온라인 콘텐츠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유료회원 도입을 저울질하고 있는 한 쇼핑몰 관계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선택과 집중이 이뤄진다면 회비가 오르고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고 귀띔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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