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해킹이 불가능하다고 평가받는 양자 암호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생체 데이터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중간에 탈취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철통 보안’ 스마트폰의 등장이다.
14일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최초로 ‘양자난수생성’ 칩셋을 탑재한 5G 스마트폰 ‘갤럭시A 퀀텀’을 22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새 제품에는 가로와 세로 길이가 각각 2.5㎜에 불과한 양자난수생성 칩셋이 내장된다. 칩셋의 핵심 기능은 해킹으로 뚫을 수 없는 암호키를 생성하는 것. 칩셋 안에는 발광다이오드(LED)와 이미지센서가 있다. 이미지센서는 LED가 방출하는 빛 알갱이(광자)를 읽어내는데, 이때 감지된 광자의 개수가 디지털 신호로 변환돼 암호키를 생성한다. 광자의 개수는 감지 시점마다 무작위로 결정되는 터라 패턴을 읽거나 예측할 수 없는 암호화가 가능하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이번 제품의 양자난수생성 칩셋은 로그인, 생체인증 등 서비스를 이용할 때 구동된다. 우선 적용된 서비스는 △T아이디 이중 로그인 △SK페이 생체인증 보호 △블록체인 모바일전자증명 서비스 ‘이니셜’ 등 3종이다. 이들 서비스 안에서 데이터를 보관하거나 주고받는 과정이 칩셋의 암호키로 보호받는 구조다.
양자보안 기술은 지금까지 주로 통신망과 서버에 적용됐다. 그런 점에서 갤럭시A 퀀텀의 출시는 개인 기기도 양자보안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이번 양자난수생성 칩셋 개발을 주도한 SK텔레콤 자회사 IDQ의 그레고아 리보디 최고경영자는 “양자보안 기술이 대중적인 시장에 처음 적용된 사례”라며 “칩셋을 초소형ㆍ저전력으로 만들어 스마트폰에 최적화하는 성과를 이뤘다”고 말했다.
갤럭시A 퀀텀은 출고가 기준 64만9,000원에 판매된다. SK텔레콤은 제품 정식 출시에 앞서 15~21일 예약 구매하는 고객에게 삼성전자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등을 증정한다. 회사는 앞으로 자율주행, 클라우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양자보안 기반 서비스를 확대해 생태계를 넓힐 방침이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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