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한 명의 거짓말로 1,300여명이 집단 감염 위기에 빠졌다. 지난 2, 3일 서울 이태원 클럽과 술집에 갔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인천 학원강사 A씨로 인해 14일 오전까지 14명이 감염됐다. 이 여파로 지역사회 2,3차 감염 우려가 커지고 학원 수업은 물론 등교 일정에도 비상이 걸렸다.
인천시는 이날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 사는 고3 B학생과 그의 어머니 C씨가 코로나19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C씨는 이태원 클럽발 사태에서 처음 나온 3차 감염 사례로 보인다. B학생은 A씨의 학원 수강생이다. 이를 비롯해 현재까지 중ㆍ고생 9명과 학부모, 다른 과외교사 등 성인 5명이 줄줄이 확진됐다.
문제는 A씨가 허위 진술만 안 했더라도 연쇄 감염을 막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9일 확진된 A씨는 초기 역학조사 때 직업을 숨기고 ‘무직’이라고 답변했다. 동선도 속였다. 그는 애초 “지난 6일 오후 6시에 귀가했다”고 주장했지만, 심층 역학조사 결과 당일 오후 7시부터 4시간 동안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사실이 드러났다. 이태원 클럽발 최초 확진자의 동선이 공개된 7일에도 그는 연수구 가정집에서 과외 수업을 했다. 방역당국이 지역 전파를 우려하며 진단 검사를 호소하기 시작한 날이다.
A씨가 직업과 동선을 속인 탓에 접촉자 파악이 늦어졌고 그 사이 그에게 수업을 들은 학생 2명은 교회에 나가 예배도 봤다. 이로써 교회 신도까지 진단 검사 대상은 1,328명으로 일파만파 커졌다. 한 사람의 거짓말로 공무원과 의료진, 검사비 등 엄청난 인적ㆍ물적 비용을 쏟아붓게 된 셈이다. 인천시는 A씨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
순간의 잘못으로 감염될 수는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이후의 대처다. 이 같은 감염병 시국에 거짓말은 공동체의 안전과 직결돼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더구나 지금은 이태원발 2차 감염 폭발 가능성으로 방역당국이 초긴장 상태인 시기다.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과 심리적 스트레스까지 감당하게 된 접촉자들의 피해는 어찌할 것인가. 나 하나의 해이가 국가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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