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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각국이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지난달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액이 4년 전 수준으로 줄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4월 ICT 수출액은 128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총액은 15.3%, 조업일 기준 하루 평균액은 7.6% 각각 줄었다. 4월 수출액이 130억달러를 밑돈 것은 2016년(125억3,000만달러) 이후 4년 만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4월보다 조업일수가 이틀 줄었고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주요국 소비가 침체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수출 부진 등의 여파로 재작년 11월 이래 전년 대비 역성장을 이어오던 ICT 수출은 지난 2월(+8.2%)과 3월(+1.1%) 반등하며 회복 기미를 보였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유행 사태로 재차 감소세로 돌아섰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 3대 주력품목 모두 수출 부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ICT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1% 줄어든 72억6,000만달러에 그쳤다. 휴대폰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37.2%나 감소한 6억5,000만달러, 디스플레이 수출액 역시 28.1% 감소한 12억4,000만달러였다. 과기부는 “소매점 영업 중단과 글로벌 소비 침체 등으로 휴대폰 완제품과 부분품의 수출이 동시에 감소했고, 디스플레이 시장 역시 스마트폰 수요 감소에 따라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출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컴퓨터 및 주변기기 수출액은 10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2% 오르며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ICT 최대 수출국인 중국(66억1,000만달러)에서 수출액이 전년보다 16.5% 줄었고 베트남(14억3,000만달러)에서도 34.6% 감소했다. 반면 미국(17억달러)과 유럽연합(8억7,000만말러)에서는 각각 9.3%, 1.0% 증가했다.
수입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6.4% 줄어든 88억7,000만달러였다. 반도체(-13.2%), 디스플레이(-13.9%) 수입이 감소한 반면 컴퓨터 및 주변기기(+20.3%), 휴대폰(+6.0%)은 증가했다. 수출입 동반 감소에 따라 ICT 무역수지는 40억1,000만달러 흑자로 잠정 집계됐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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