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4일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지난 10일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지 4일 만에 법원에 출석한 정 교수는 베이지색 치마 정장에 오른쪽 눈에는 안대를 착용하고 남편인 조 전 장관이 타던 갈색 소형 SUV를 직접 운전해 나왔다.
이날 정 교수의 법정 출석 과정에서 눈에 띈 것은 경찰의 ‘철벽경비’였다. 공판 예정 시간보다 1시간가량 앞선 오전 9시경부터 100여 명의 경찰 병력이 정 교수의 예상 동선을 따라 배치됐다. 평소 일반 방청객이나 민원인들이 출입하는 통로 대신 현관 전면에 ‘포토라인’을 설치한 경찰은 정 교수가 방배동 자택을 출발했다는 무전이 전해지자 경비를 한층 강화했다. 법원에 도착한 정 교수가 차에서 내려 포토라인을 지나는 동안에도 무전기를 든 경찰 간부가 정 교수 바로 뒤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경비 병력을 통제했다.
이 같은 철저한 경비는 정 교수의 공판 출석 일정이 공개되면서 예상된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의 돌발행동에 대비한 조치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정 교수가 나타나자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정경심 구속’을 외쳤고,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숫자가 4~5명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산발적으로 욕설을 퍼붓는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날 경찰의 경비는 지나친 감이 없지 않았다. 현장을 지켜보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신을 둘러싼 삼엄한 경비를 체감했는지 정 교수는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마친 후 법정으로 향하면서 경찰들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고,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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