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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자산 팔아 자금 마련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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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자산 팔아 자금 마련할 듯

입력
2020.05.14 11:32
수정
2020.05.14 19:1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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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지위 유지하기 위해

1600억원 이상 재원 마련해야

자체 유상증자는 안 하기로

한진칼 이사회가 열린 서울 서소문에 위치한 대한항공 빌딩. 연합뉴스 제공
한진칼 이사회가 열린 서울 서소문에 위치한 대한항공 빌딩. 연합뉴스 제공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이 대한항공이 추진하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최대주주(지분율 29.96%)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신주를 배정받을 방침인데, 여기엔 3,000억원가량의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진칼은 부족한 재원을 유상증자 아닌 자산 매각이나 담보대출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이른바 ‘3자 주주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겪는 상황을 감안해 자칫 지분율 변동을 초래할 유상증자 방식은 피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한진칼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항공 빌딩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는 “한진칼은 대한항공 최대주주로서, 대한항공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보유지분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의결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사회는 다만 증자에 필요한 자금조달 방식 결정은 다음으로 미뤘다. 이사회 관계자는 “조달 방안이 구체화되는 시점에 별도의 이사회를 개최해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는 김석동 사외이사가 의장으로 선임된 후 처음 주재한 회의로, 사외이사 8명은 전원 참석했지만 사내이사이자 전임 의장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김 의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시기지만 경영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였던 만큼 신중하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주 우선 배정 후 실권주를 일반 공모하는 방식이다. 새로 발행하는 주식 수는 7,936만5,079주, 예상 발행가격은 주당 1만2,600원이다. 증자가 이뤄지면 대한항공의 전체 발행 주식은 1억7,532만507주로 기존 대비 82.7% 늘어난다. 최종 발행가액은 오는 7월 6일 확정되며 신주 상장은 7월 29일 이뤄질 예정이다.

한진칼은 이번 증자에서 현재 대한항공 지분율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선 주주 배정분(2,400억원 상당) 이상의 신주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데 여기에 드는 추가 자금은 600억원 수준이다. 한진칼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현금성 자산 포함)이 1,412억원인 만큼 1,600억원 이상의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한진칼은 이를 계열사 보유자산 매각이나 담보부 차입 등을 통해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한진칼이 정석기업 소유 부동산 매각, 칼호텔네트워크 소유 부동산 또는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을 비롯해 △㈜한진(23.62%) △진에어(60%) △정석기업(48.27%) △한진관광(100%) △칼호텔네트워크(100%) △제동레저(100%)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한진칼 자본을 늘리는 유상증자 방식은 배제됐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주주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KCGI는 한진칼의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방법으로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는 반대하지만 주주배정 방식은 찬성하며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내용증명을 지난달 한진칼에 보낸 바 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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