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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벨벳 써보니… 물방울이 ‘또르륵’스며든 카메라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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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벨벳 써보니… 물방울이 ‘또르륵’스며든 카메라 매력

입력
2020.05.14 11:58
수정
2020.05.14 19:1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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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로 배열한 후면 디자인 눈길

필수기능만으로 가격 경쟁력 우위

두꺼운 베젤ㆍ화면비는 아쉬워

‘LG 벨벳’ 오로라 화이트 컬러 모델 후면 디자인.
‘LG 벨벳’ 오로라 화이트 컬러 모델 후면 디자인.

‘오랜만에 만난 예쁜폰’

LG전자의 새 스마트폰 ‘LG 벨벳’의 첫인상이다. 슬림하고 매끈하게 빠진 본체와 카메라 디자인, 대리석을 연상하게 하는 맑은 컬러가 잘 조합된 느낌이다. 이전의 LG폰은 화면에서 소리가 나온다거나 붐박스 스피커를 탑재하는 등 굳이 필요하지 않은 기능들을 집어 넣어 제품의 의도를 알 수 없는 경향이 짙었다면, 이번 벨벳은 군더더기가 빠진 알짜에 가까웠다.

LG전자가 벨벳을 ‘매스(대중)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소개한 만큼, 이 제품은 고사양 게임 마니아나 전문가급 사진 촬영 용도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소비자에겐 그리 적합한 제품은 아니다. 관건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보인다. 예쁜 디자인에 핵심 기능만 들어간 스마트폰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기를 원하는 소비자를 LG전자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공략하느냐에 성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뒤태가 다했다

벨벳의 포인트는 후면 디자인이다. 여러 개의 카메라를 사각형 모듈 안에 집어 넣는 삼성, 애플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다르게 카메라 3개와 플래시를 세로로 일렬 배열했는데, 제일 위에 있는 4,800만화소 표준 카메라는 커버 위로 나와있고 나머지 800만화소 초광각 카메라와 500만화소 심도 카메라는 유리 커버 안으로 들어가 있다. 카메라가 ‘달려 있다’기 보다는 ‘스며들어 있는’ 모양이다.

표준카메라와 초광각 카메라, 심도 카메라를 옆에서 본 모습
표준카메라와 초광각 카메라, 심도 카메라를 옆에서 본 모습

또 다른 특징은 좌우 끝을 구부린 디자인이다. 벨벳은 6.8인치 대화면이지만 너비가 74.1㎜로 굉장히 길쭉하다. 보통 대화면 제품을 손으로 잡으면 그립감이 뭉툭한데 LG 벨벳은 앞 뒤 양 끝이 모두 좁아지도록 깎여 있기 때문에 손에 잘 감긴다.

‘갤럭시노트10’(위)와 ‘LG 벨벳’의 좌측 끝부분 비교. LG 벨벳이 더 가파르게 깎여있는 걸 알 수 있다.
‘갤럭시노트10’(위)와 ‘LG 벨벳’의 좌측 끝부분 비교. LG 벨벳이 더 가파르게 깎여있는 걸 알 수 있다.

세로로 긴 모양이라 앱 2개를 한꺼번에 띄우는 멀티태스킹을 할 때 답답함이 적은 편이다.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을 펼쳤을 때와 유사한 비율로 화면을 나눠쓸 수 있다.

‘LG 벨벳’으로 유튜브(위쪽 화면)와 웹툰을 동시에 띄웠을 때 모습.
‘LG 벨벳’으로 유튜브(위쪽 화면)와 웹툰을 동시에 띄웠을 때 모습.

다만 베젤(화면을 둘러싼 테두리)과 화면비는 아쉽다. 디스플레이 윗부분 카메라를 물방울 모양으로 파낸 ‘노치’ 디자인 때문에 윗부분 베젤이 타사 제품 대비 두껍다. 화면비는 20.5대 9여서 영화를 볼 때는 몰입감이 높지만 16대 9 비율에 맞춰져 있는 모바일용 콘텐츠를 시청할 때는 양쪽에 까맣게 비는 부분이 생긴다.

‘LG 벨벳’(왼쪽)과 ‘갤럭시노트10’을 비교하면 벨벳이 세로로 훨씬 길쭉하다.
‘LG 벨벳’(왼쪽)과 ‘갤럭시노트10’을 비교하면 벨벳이 세로로 훨씬 길쭉하다.

◇걱정됐던 카메라는 그럭저럭

1억화소, 100배 줌 등 최신 스마트폰들이 카메라 스펙 경쟁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LG 벨벳 카메라 스펙이 공개되자 온라인에서는 “프리미엄폰 사양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단순 화소 문제뿐 아니라 프리미엄폰 카메라 필수 기능으로 분류되던 광학식손떨림방지(OIS)가 빠졌기 때문이다.

OIS 부품 크기가 커 매끄러운 디자인을 방해하는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모양)’의 원인이 되는데다, 20분기 연속 적자인 스마트폰 사업 수익성 개선을 위한 원가 절감 차원으로 보인다.

LG전자는 OIS 기능을 기술로 대체했다는 설명이다. ‘짐벌’에 스마트폰을 끼운 것처럼 균형을 잡아주는 ‘스테디캠’ 기능을 넣었고 어두운 환경에서 빛을 흡수하는 양을 늘리는 ‘쿼드비닝’ 기술을 도입했다. 쿼디비닝은 메인 카메라인 4,800만화소 렌즈가 저조도 환경임을 인지하면 화소 4개를 하나로 묶어 자동으로 빛을 더 많이 받아들이는 기술이다. 이용자가 수동으로 빛 흡수 양을 늘릴 수 있는 ‘나이트뷰’도 기능도 있다.

보이스 아웃 포커스 기능 설명. LG전자 홈페이지 캡처
보이스 아웃 포커스 기능 설명. LG전자 홈페이지 캡처

아주 가까운 피사체를 찍을 때 초점을 잘 잡지 못한다거나 디테일한 부분이 다소 뭉개지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일상적인 사진을 찍는 데에는 큰 불편함이 없었다. 대신 소음을 빼고 음성을 또렷하게 잡아내는 ‘보이스 아웃포커스’, 소리를 부각시켜 녹화하는 ‘ASMR 레코딩’ 등 동영상 커뮤니케이션을 즐기는 Z세대 특화 기능이 들어갔다.

◇마케팅은 시작됐다

LG 벨벳 출고가는 89만9,800원이다. “너무 비싼 것 아니냐”고 묻자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출고가 자체는 별 의미가 없다”고 답했다. 출시가 되면 판매 현장에서 지원금 등 마케팅 경쟁이 펼쳐질 것이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가 지불하는 금액은 훨씬 낮아질 거란 설명이었다.

우선 LG전자는 벨벳을 구매하고 2년 뒤 반납하는 조건으로 출고가의 50%까지 할인해 준다. 여기에 지원금 대신 월 요금을 할인 받는 ‘선택약정할인’ 제도로 2년 동안 할인 받는 금액을 감안하면 ‘0원’에 가깝게 구매할 수 있다.

이 방식보다 체감가를 낮추는 형식은 불법 보조금이다. 이미 통신사들이 유통점에 내려 보낸 벨벳 판매 장려금(리베이트)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이 본인 몫인 리베이트를 구매자에게 지급하는 식으로 보조금이 지급되는데, 보조금을 얹은 벨벳 예약구매 가격은 폐쇄형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최저 9만원(번호이동 조건)으로 공유되고 있다. 기기변경도 14만~30만원 사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G 벨벳의 최대 걸림돌이 가격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온라인 쇼핑몰이나 리베이트 등 다양한 경로로 가격을 낮추는 경쟁이 시작될 거라 가격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필요한 기능만 압축해 넣고 대신 디자인을 예쁘게 뺐다는 강점이 소비자들에게 잘 전달된다면 전작보다 높은 판매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글ㆍ사진=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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