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11번째 검사 바이러스 없어 완치 기대감… 한번 양성 나와 퇴원은 아직
104세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최고령인 최모 할머니가 입원 두 달여 만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추가로 이뤄진 두 번의 검사에서 한 차례 양성이 나오는 바람에 완치 판정은 보류됐다.
14일 경북도립 포항의료원 등에 따르면 최 할머니는 지난 11일 아홉 번째 검사에서 처음으로 음성이 나온 데 이어 두 차례 추가 검사에서 첫 번째 양성, 두 번째 음성이 나왔다. 포항의료원은 환자가 고령인데다 퇴원 후 재확진되는 사례가 빈번해 한 두 차례 검사를 더 실시한 뒤 음성이 나오면 최종 완치 판정을 내릴 방침이다.
포항의료원 직원들은 이날 최 할머니가 추가 검사에도 음성이 나올 것으로 확신하고 축하 꽃다발과 현수막을 준비했다 무산되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의료원 관계자는 “검사 아홉 번 만에 음성이 나온데다 증세가 전혀 없어 완치 판정을 받을 줄 알았다”며 “검체 채취도 환자한테 고통스런 일인데 재검사로 또 고생하신다는 생각에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최 할머니는 지난 3월10일 경북 경산시 서린요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고,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지정된 포항의료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입원 초기 체온이 38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폐렴 증상도 나타났다. 염증 수치가 호전되는가 싶다가도 다시 악화되기를 반복했다. 더구나 혼자 거동할 수 없고 천식 등 기저질환이 있는데다 오랜 요양원 생활로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경미한 치매 증세도 있어 집중 관리가 필요했다.
최 할머니는 20, 30대 젊은 환자도 힘들어 하는데도 의료진을 대할 때마다 꽃처럼 환하게 웃고 명랑해 ‘꽃님이 할머니’라는 애칭까지 생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말수가 줄고 우울증세를 보였다. 주치의와 간호사ㆍ간호조무사들은 24시간 3교대로 곁을 살피고 말을 걸면서 치료에 몰두했다. 할머니 귀가 어두운 데 방호복을 입고 이야기를 나눠야 해 손짓 발짓으로 소통해야 했다.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새벽에도 몸을 돌려 눕히고 수시로 대소변을 받아냈다.
최 할머니의 상태는 입원 한 달쯤인 지난달 중순부터 크게 호전됐다. 염증 수치와 체온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집중 관리에도 코로나19 검사에서 계속 양성이 나왔고, 의료진은 묵묵히 치료를 이어나갔다. 8일 어버이날에는 가족을 대신해 카네이션을 선물하며 할머니를 응원했다.
이순 포항의료원 진단검사과장은 “본래 추가로 한 번 더 음성이 나오면 완치 판정을 내리는데 환자가 워낙 고령이라 세 차례 음성이 나오면 완치판정을 내리기로 했다”며 “마지막까지 모든 의료진이 최선을 다해 치료하겠다”고 말했다.
포항=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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