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고조에 불안감 확산… 국제 유가도 2% 안팎 내려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가 2% 넘게 급락하는 등 주요 지수가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의 발언에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진데다 미중 갈등도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16.81포인트(2.17%) 급락한 23,247.97에 거래를 마쳤다. 사흘 연속 내림세다. S&P500 지수도 전장보다 50.12포인트(1.75%) 하락한 2,820.00에, 나스닥도 139.38포인트(1.55%) 내린 8,863.17에 장을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4.39% 급락했고, 금융주는 3.01% 내렸다. 기술주도 1.69% 하락했다.
증시는 코로나19에 대한 파월 의장의 경기 진단과 미국과 중국의 갈등 상황에 민감하게 움직였다. 파월 의장은 이날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화상 강연에서 향후 경제에 대해 “매우 불확실하고, 심각한 하방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기존의 정책 대응이 마지막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가 통제되면 경제가 상당 폭 회복될 것이라면서도, 회복 속도가 원하는 것만큼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서는 현재 연준이 고려하고 있는 정책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19를 둘러싼 미중 갈등 역시 낙폭을 키웠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세계가 중국에서 온 전염병으로 타격 받았다”며 중국을 겨냥했다. 또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업체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 적용기간을 내년 5월까지로 1년 연장했다. 사실상 화웨이와 ZTE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을 타깃으로 한 것이다.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 데이비드 테퍼가 “지금 주식시장이 1999년 닷컴 버블 이후 가장 고평가됐다”고 언급하는 등 월가 투자 고수들이 증시가 과대평가 됐다는 의견을 내놓은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유럽 증시도 일제히 내렸다. 영국 FTSE100 지수는 1.5% 독일 DAX30 지수는 2.6% 프랑스 CAC40 지수는 2.9% 빠졌다. 유로스톡스50지수 역시 2.6%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2% 안팎으로 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9%(0.49달러) 하락한 25.29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7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2.23%(0.67달러) 하락한 29.3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금값은 소폭 올랐다. 6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6%(9.60달러) 상승한 1.716.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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