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폭행’을 당해 억울하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의 딸들이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편지가 공개됐다.
13일 한국일보와 통화한 경비원 최모(59)씨의 친형은 “조카들이 아버지를 황망하게 떠나 보내고 아직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면서 “딸들이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편지를 썼다”고 밝혔다.
두 딸은 ‘겁 많고 여린 우리 아빠, 혼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 ‘보고 싶어 아빠 사랑해’라는 글귀를 수첩에 적었다.
아버지를 도와준 아파트 주민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딸들은 ‘입주민 여러분들, 빈소에 적극적으로 찾아주시고 아빠를 위해서 노력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썼다.
최씨는 지난 10일 오전 2시쯤 극단적 선택을 할 때 품 안에 둘째 딸에게 보내는 봉투를 품고 있었다. ‘딸아 사랑해’라는 문구가 적힌 봉투에는 현금 약 30만원이 들어 있었다. 고인이 딸에게 주는 마지막 용돈인 셈이다.
최씨는 지난달 21일 이중주차 문제로 언쟁을 한 아파트 주민 심모씨에게 수 차례 폭행을 당했고 협박 문자를 받았다고 한다. 유가족들은 “폭행을 당한 직후 아파트 관리소장에게 상황을 알렸지만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아 좌절감을 느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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