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도 청소년기에는 보호자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다.”
개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사춘기’를 겪는다는 영국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당 시기에 포유류 전체에서 뇌와 호르몬 변화가 일어나면서 이른바 ‘개춘기’가 나타난다는 결론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간) 뉴캐슬대 연구진이 독일 셰퍼드와 골든리트리버, 래브라도리트리버 또는 이들 종간 잡종견을 상대로 “앉아”와 같은 명령에 얼마나 순종적인지를 관찰한 결과,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8개월 강아지가 5개월 강아지보다 보호자의 명령을 덜 따르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낯선 사람을 따르려는 경향은 오히려 증가했다.
연구에 참여한 루시 애셔 박사는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 ‘생물학회보(Biology Letters)’를 통해 “강아지가 말을 듣지 않는 건 사람처럼 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때문일 수 있다”면서 “생후 5개월 때보다 8개월 때 ‘앉아’ 명령을 무시할 가능성이 거의 2배 가까이 높다”고 밝혔다. 부모와의 관계가 불안정한 10대 청소년이 더 많은 갈등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과 같은 이치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 결과로 보호자들이 반려견을 보다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세라제인 블레이크모어 영국 케임브리지대 심리학 및 인지신경과학 박사도 “10대 청소년의 특징들이 꼭 인간만의 전유물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면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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