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간 확진자 없어… 추가 입국 청신호
베트남에 입국한 한국 중견기업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 없이 2주간의 격리 생활을 종료했다. 이들이 건강한 상태로 입국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한국 기업인들의 베트남 추가 입국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3일 주베트남 대한상공회의소와 현지 한국기업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베트남에 입국한 143개사 소속 340명의 우리 기업인들은 이날 오후 3시 꽝닌성 할롱시 A호텔에서 전원 무사히 격리 생활을 마쳤다. 베트남 당국은 이들이 격리 조치 이후 제 시간에 맞춰 소속사 및 현장으로 복귀하는 것을 돕기 위해 격리해제증을 조기에 배포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격리에서 해제된 기업인들은 회사 차량 등을 이용해 할롱시 번동공항과 수도 하노이로 신속히 이동했다.
건설자재 생산 기업의 간부인 A씨는 “격리 기간 충분한 식사를 제공받고 큰 불편 없이 생활했다”며 “베트남 당국이 호텔을 나서기 직전까지 개인 캐리어 등 물품을 줄 세우고 일괄 소독을 하는 등 방역에 굉장히 신경을 썼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업 관계자들은 14일부터 현장에 바로 투입될 예정이다. 격리 해제 인원 중 공기업 한 곳과 금융사 6곳 소속 기업인을 제외한 대다수가 플랜트 건설과 시스템 운영 등을 진두 지휘해야 할 필수 인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트남 내 한국 업체들은 3월 이후 한국발 항공편이 사실상 막힌 탓에 2개월 넘게 이들의 부재로 각종 공사 진행 및 시설 변경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윤옥현 주베트남 대한상의 소장은 “입국 필요 인원이 적었던 두산, 한국전력 등은 물론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1차 협력업체와 중견기업들까지 이제 정상 업무를 볼 수 있게 됐다”며 “코로나19가 야기한 불안 요소가 다소 해소돼 현지 경영도 나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기업인들의 첫 번재 공동 입국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한국에 남은 나머지 필수 인력들의 베트남행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당초 베트남 당국은 소규모 인원으로 구성된 한국 중견기업인의 경우 일괄 격리 및 감독이 어렵다는 이유로 입국 허가에 난색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사례를 통해 베트남 측이 “한국 기업인들의 공동 입국은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교섭 난관 상당 부분 제거됐다는 평가다.
베트남 정부의 긍정적 반응에 현지 한국 한국 단체들도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2차 공동 입국 희망 인원을 파악 중인 한인 상공인연합회(KOCHAMㆍ코참) 등은 최근 신청 기간을 연장해 최대한 많은 인원을 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노이 외교가 관계자는 “한국 외교라인이 기업인 2차 공동 입국 승인을 위해 베트남 총리실과 꾸준히 대화하고 있다”며 “조만간 교민 가족과 유학생 등 기업인 외 한국인의 신속입국도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번 중견기업인 공동 입국은 베트남 현지 기관들과 한국 정부의 협력이 있어 가능했다. 앞서 주베트남 대한상의는 3월부터 한국대사관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ㆍKOTRA)ㆍ코참 등 현지 기관들과 함께 베트남 정부 설득에 나섰다. 이후 한국 외교부와 산업자원부도 이들을 원거리 지원사격하며 설득 작업에 동참했다. 베트남 정부가 이날까지 개별 기업군의 공동입국을 허용한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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