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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ㆍ학원까지 번지는 이태원 클럽發 집단감염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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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ㆍ학원까지 번지는 이태원 클럽發 집단감염 공포

입력
2020.05.13 17:42
수정
2020.05.14 00:00
4면
0 0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의 파장이 학교, 학원으로 번지고 있다. 고3 등교를 일주일 앞둔 교육당국은 부랴부랴 ‘황금 연휴’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다녀간 유흥업소 일대를 방문한 교직원 파악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양심에 맡기는 자진신고 형태 말고, 교직원 대상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으로 등교 재연기가 발표된 지난 11일 서울 성동구 성수고 자습실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으로 등교 재연기가 발표된 지난 11일 서울 성동구 성수고 자습실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내 원어민 강사 53명과 교직원 105명 총 158명이 4월 29일부터 5월 6일 사이 이태원동 클럽, 논현동 수면방, 신촌동 주점 등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방문한 지역에 머물렀다. 이 중 14명은 해당 유흥업소에 출입한 이들로, 진단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144명은 유흥업소가 위치한 인근에 있었던 방문자로 검사 진행 여부는 보건당국이 추후 결정한다. 이에 따라 지난 연휴 때 이태원 일대를 찾은 원어민 강사, 교직원은 서울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수백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들은 초유의 ‘개학 연기’를 다섯 차례나 감행했음에도, 학교가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에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오는 20일 고3이 등교 하기 전, 교직원 전수조사를 마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서초구의 중3, 고3 학부모 조모(48)씨는 “이러다가 등교가 또 다시 미뤄지는 것 아니냐”며 “교직원을 대상으로 검사를 다 해서, 학교 문을 열지 말지 신속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알려진 인천 미추홀구 학원 강사 확진 사례로 이런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전북 전주 전주근영여고 3학년 교실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의 등교수업에 대비해 책상을 재배치 하고 있다. 전주=뉴스1
지난 6일 전북 전주 전주근영여고 3학년 교실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의 등교수업에 대비해 책상을 재배치 하고 있다. 전주=뉴스1

하지만 방역당국은 전국단위의 교직원 전수조사는 고민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교직원 전체 숫자가 60만명이 넘고, 어제(12일)만 해도 1만5,000여명에 대한 검사를 시행해 쉽게 채택할 수 있는 수단인지 의문이 있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대신 “표본검사 또는 자발적으로 검사를 유도하는 방안을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에서는 한 고교생(20)이 이달 초 이태원 클럽과 인근 주점을 방문하는 아찔한 상황도 빚어졌다. 특히 해당 학생은 클럽을 다녀온 뒤 지난 4일과 8일 학교에 등교해 미술 실기수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에서 이 학생과 접촉한 사람만 실기수업 같은 반 학생 11명, 같은 학년 학생 2명, 강사 2명으로 총 15명이었다. 다행히 이 학생은 신종 코로나 음성으로 확인됐다.

이와 별도로 시교육청은 해당 학교가 휴업 중에 등교수업을 진행한 것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 시교육청은 원격수업이 어려운 예체능 계열 학교를 중심으로 그간 몰래 등교수업을 했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이날 관내 학교에 공문을 보내 “등교중지 기간에 등교수업을 하다 적발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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