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거액 차익’ 인사들 소환조사
의사ㆍ치과의사ㆍ한의사 등 포함
차명거래ㆍ특혜 여부 수사대상
신라젠 경영진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라젠으로부터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 받아 거액의 시세차익을 거둔 인사들을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문은상 대표 등 신라젠 경영진이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과정에 불법성은 없었는지, 차명으로 스톡옵션을 거래한 사람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
13일 한국일보가 신라젠 전ㆍ현직 인사 등을 취재한 결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서정식)는 신라젠의 스톡옵션을 행사해 수억~수백억 원의 차익을 거둔 인사들을 선별해 올해 초부터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을 대상으로 신라젠에서 스톡옵션을 받게 된 경위를 물었고, 스톡옵션 명의자가 실제 주인이 맞는지도 조사했다.
신라젠은 2012년과 2014년, 2016년 등 여러 차례에 걸쳐 회사 안팎 인사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2016년 12월 코스닥시장 상장 직전에 스톡옵션을 받은 사람만 62명에 달했다. 회사 임직원 등 내부인사로 분류되는 인사 49명에게는 227만주가 건네졌고, 의사와 치과의사ㆍ한의사 등 외부인사 13명에게도 62만주가 부여됐다. 검찰은 회사와 특별히 관련이 없는 인사들이 스톡옵션을 받게 된 경위와 이 과정에서 특혜는 없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스톡옵션을 행사해 차익을 거둔 인사들이 이름만 빌려준 ‘차명 거래자’가 아닌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신라젠은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라가며 단기간에 주가가 폭등했던 회사라, 스톡옵션으로 막대한 이득을 챙긴 인사들은 화제가 됐다.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주치의로 임명된 강대환 부산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2012년 3월 신라젠 주식 3만주를 주당 2,000원에 살 수 있는 스톡옵션을 받았다. 강 교수는 상장 전후인 2016년 말 스톡옵션을 행사한 뒤 주식을 처분해 수억 원의 차익을 거뒀다. 강 교수는 지난 2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신라젠을 도와 연구하고 자문한 대가로 스톡옵션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신라젠의 지성권 전 이사와 박철 전 사외이사는 스톡옵션 행사 이익이 각각 100억원 정도에 달했다. 배모 부장과 박모 과장도 스톡옵션으로 50억원 가량을 벌어들였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