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이후 어렵게 재개가 결정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초점은 첫째도 방역, 둘째도 방역이다. 총상금 30억원을 걸고 건 2020 시즌 국내개막전 KLPGA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둔 13일, 대회장인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 모인 선수와 관계자들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온 신경을 곤두세운 모습이다.
연습라운드와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린 이날 대회장과 연습장엔 KLPGA와 레이크우드CC가 코로나19 감염 및 확산 최소화를 위해 고심한 흔적이 묻어났다. 연습장 ‘어반레인지’에 들어서는 모든 선수와 캐디는 최근 설치된 UV 살균소독기를 거쳐야 했고, 연습장 타석도 한 칸씩 띄워 배정됐다. 야외에 마련된 휴식 및 스트레칭 공간도 ‘거리 두기 모드’가 적용됐다. 선수들은 연습 라운드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동료들과 대화를 삼가며 예방에 중점을 뒀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불편함 대신 자부심을 얘기했다. 박성현(27ㆍ솔레어)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코로나19 때문에 미국에서는 대회를 못 하고 있는데 한국이 스포츠 경기 개최를 선도한다는 점이 선수로서 기쁘고 자부심이 든다”고 말했다. 김세영(27ㆍ미래에셋)은 “무관중으로 경기를 하게 돼 아쉽지만, 대회를 치를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며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희망을 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KLPGA 투어 신인왕 조아연(20ㆍ볼빅)은 “코로나19 때문에 집에서만 계신 분들이 많을 텐데 저희 경기를 보시면서 답답한 마음을 풀면 좋을 것 같다”고 응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투어가 중단되며 주된 수입원이 없어진 선수들을 위해 내린 ‘전 선수 상금 배분’ 정책에 대해선 “불행 중 다행”이라며 웃었다. 이정은(24ㆍ대방건설)은 “연습장에서 많은 남자 선수들이 부러워했다”며 “협회에서 이런 대회를 만들어준 것에 감사하다”며 반겼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프로골프 투어 가운데 가장 먼저 문을 여는 이번 대회를 향한 국제사회 관심도 뜨겁다. SBS골프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호주, 일본, 뉴질랜드와 동남아 여러 국가에서 생중계 될 예정이다. SBS골프 관계자는 “해외 방송사들의 관심이 뜨거워 영어방송을 제작하게 됐다”며 “1~4라운드를 통틀어 약 30시간 동안 생중계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회 취재 신청 매체도 80곳을 넘겼다. KLPGA에 따르면 미국 AP, 로이터 등 뉴스 통신사를 비롯해 일본 후지TV, 일본 골프다이제스트 등도 이번 대회를 취재한다. KLPGA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고려해 기자회견장에선 선수와 취재진이 일정 거리 이상을 두고 인터뷰를 진행한다”며 “선수와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취재진의 경기 관람도 제한적으로 허용된다”고 전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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