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명 명품 브랜드 샤넬이 가격을 인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3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샤넬 매장 앞에는 개점 시간 전부터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롯데 외에도 서울시내 주요 백화점들이 오픈 전부터 샤넬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쇼핑을 자제해온 소비자들의 ‘보상소비’가 표면화되면서 이를 염두에 둔 가격 인상 아니냐는 비판도 따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14일부터 ‘클래식’ ‘보이백’ 등 인기 핸드백 가격을 7~17% 올릴 것으로 전해졌다. 700만원대인 ‘클래식 미디엄 핸드백’이 15%가량 올라 800만원대가 되는 등 인기 제품들은 최고 100만원 이상 가격이 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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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샤넬 제품의 가격 인상폭은 매우 컸기 때문에 가격 조정 소식이 들릴 때마다 소비자들이 매장에 진입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였다. 최근에는 가격 인상이 알려지기 전에도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소비가 기지개를 펴면서 인기 제품 위주로 품귀 현상마저 빚어졌다. 직장인 박모(39)씨는 “지난 주말 백화점 샤넬 매장에 힘들게 들어갔지만, 원하던 핸드백이 품절돼 결국 다른 디자인의 제품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매장마다 대기자 명단이 넘치고 대기 시간도 길어지면서 결국 당일 입장하지 못하는 소비자들도 속출했다. 명품업계 한 관계자는 “샤넬은 매년 한두 차례씩 가격을 올렸다“며 “올해는 코로나19 보상소비와도 연계되면서 구매욕이 더 커진 듯하다”고 말했다.
샤넬은 지난해 10월 말에도 가격을 인상했다. 불과 7개월만에 다시 가격을 올리는 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2017년과 2018년에도 샤넬은 패션 제품을 비롯해 화장품과 향수 등 뷰티 제품까지도 값을 올려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 업계에선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보상소비가 늘자 이를 겨냥해 과도한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며 “이에 일부 명품 브랜드들 사이에서 재고도 정리하고 가격도 올리는 ‘배짱 영업’ 풍토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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