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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취업자 47만명 급감… 코로나 ‘고용 빙하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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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취업자 47만명 급감… 코로나 ‘고용 빙하기’ 시작됐다

입력
2020.05.13 17:20
수정
2020.05.13 19:5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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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수 감소 폭 외환 위기 이후 21년 만에 최대

실업급여 수급 신청자들이 13일 서울 중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관련 교육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실업급여 수급 신청자들이 13일 서울 중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관련 교육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약 48만명 급감해 외환위기 이후 21년여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3월부터 감지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고용 충격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20대, 임시ㆍ일용직, 자영업자 등 ‘고용 취약층’의 충격이 컸다. 아예 경제활동을 포기한 사람도 역대 최대 규모다.

◇청년, 임시직, 자영업자 직격탄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2,656만2,000명)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만6,000명(1.8%) 줄었다. 이는 외환위기 끝자락이었던 1999년 2월 이후 2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15세 이상 고용률(59.4%)은 1.4%포인트 떨어지며,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5월 이후 10년여 만에 하락폭이 가장 컸다.

코로나발 고용 쇼크는 특히 청년층과 고용 취약계층을 집중 공략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15~29세 취업자는 2009년 1월 이후 최대폭(-24만5,000명)으로 줄었고, 고용률 하락폭(-2.0%포인트)도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컸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근로자가 58만7,000명이나 줄었으며, 일용근로자(-19만5,000명),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17만9,000명)도 크게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관광객 감소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에서 고용 타격이 컸다. 숙박ㆍ음식점업과 교육 서비스업 취업자는 역대 최대폭에 해당하는 21만2,000명, 13만명씩 줄었다. 도소매업 취업자도 12만3,000명 감소했으며, 제조업의 경우 취업자 감소폭이 3월 2만3,000명에서 지난달 4만4,000명으로 확대됐다.

취업자로 분류됐지만, 1주일에 1시간도 일하지 않은 ‘일시휴직자’는 148만5,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13만명(318.8%) 늘었다. 3월(+160만7,000명)보다 증가폭은 줄었지만, 두 달 연속으로 여전히 ‘일을 하지 않는’ 취업자가 100만명을 넘은 셈이다. 통계상 휴직 기간이 6개월을 넘어가는 일시휴직자는 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하게 돼 향후 고용지표가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실업률도 사상 최악

지난달 실업률은 전년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4.2%로 나타났다. 취업자가 크게 줄었음에도,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83만1,000명 늘어난 1,699만1,000명으로 집계됐는데, 전체 규모와 증가폭 모두 역대 최대다.

문제는 실업자와 다름없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많다는 점이다. 취업자가 아닌 사람 중 △4주 간 구직활동을 했고 △즉시 취업이 가능하며 △일할 능력을 갖췄다고 스스로 판단한 사람만 실업자고, 하나라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람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공무원 시험이나 기업 채용이 연기돼 준비만 하고 있는 사람은 비경제활동인구”라고 설명했다.

실제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구직단념자는 61만1,000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추가취업을 원하는 취업자나 잠재경제활동인구까지 고려한 ‘확장실업률’은 15세 이상 인구(14.9%)와 청년층(26.6%)에서 모두 관련 지표가 집계된 2015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정부가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고용상황이 조기에 개선될 지는 미지수다. 외환위기 때는 16개월,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8개월 연속 취업자가 감소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고용유지지원금 등 정부 정책도 진행되고 있고, 보건사회서비스업의 경우 비대면 중심으로 일부 재개되는 측면도 있다”면서 “나아진다, 나빠진다 말하긴 어렵지만, 정부 노력이 있다는 걸 감안해 달라”고 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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