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다음 주 단독 전당대회 개최를 추진한다. 당헌상 이달 말까지인 원유철 대표의 임기 연장안 처리를 위해서다.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각자 독자 정당으로 21대 국회를 시작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미래한국당은 19일 전당대회를 열기로 잠정 결정했다. 미래한국당은 15일 국회의원 당선자 간담회 논의를 거쳐 19일 당 최고의결기구인 전당대회에서 원 대표 임기 연장을 위해 당헌을 개정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원 대표는 13일 본보 통화에서 “전당대회 개최는 잠정 계획 수준”이라면서도 임기 연장 시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미래한국당은 4ㆍ15총선을 앞두고 통합당의 비례대표 전용 정당으로 출범했다. 총선 이후 통합당과의 합당을 상정하고 창당된 사실상의 임시 정당인 만큼, 당헌에 당 대표 임기를 이달 29일까지로 못박았다. 원 대표가 임기 연장을 검토하는 것은 미래한국당이 21대 국회에서 독자 정당으로 남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조수진 미래한국당 대변인은 “통합 논의가 늦어지고 있어 지도부 공백을 막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미래한국당이 총선에서 확보한 의석은 19석으로, 원내 교섭단체(20석)에 근접해 있다. 교섭단체가 되면 더불어민주당과 통합당 사이에서 상당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손 잡고 입법에 제동을 거는 것은 민주당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국민의당(3석)과 공동 교섭단체를 꾸려야 한다는 주장도 미래한국당 일부에서 나온다.
원 대표는 12일 “통합당과 반드시 합당할 것”이라면서도 “비례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는 제도를 만든 민주당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준연동형제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라”는 조건을 내걸어 여지를 남겼다. 선거법을 개정하려면 국회가 열려야 하는 만큼, 21대 국회 개원 때까지는 독자 정당으로 남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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