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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방사광가속기와 대학의 역할

입력
2020.05.14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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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부지 조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부지 조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사업비 1조원 규모의 차세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가 충북 청주에 설치된다. 정부는 최근 부지 안정성, 수요자 접근성, 정주요건, 연구 환경, 향후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해 청주 오창을 최종 부지로 선정했다. 이로써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나섰다가 경북 포항에 고배를 마셨던 청주는 12년 만에 지역의 숙원을 풀 수 있게 됐다.

방사광가속기 부지로 청주가 결정된 배경에는 국토의 중심에 위치해 전국 어디서나 2시간대 접근이 가능한 입지적 조건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KTX 오송역과 청주국제공항을 통해 국내외 연구진들이 오고 가기 편하다.

주변에 오송생명과학단지, 대덕연구단지 등 첨단 국가 연구 단지와 SK하이닉스연구소, LG화학기술연구원, 삼성전자반도체연구소 등 기업 연구소들이 몰려 있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청주 부지는 지질학적으로 안정적인 데다 이미 산업단지로 고시된 지역이라 건설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도 있다. 과학계와 산업계의 요구에 따라 청주 방사광가속기 설치는 신속하게 추진된다고 한다. 올해 안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022년 착공해 오창테크노폴리스 부지에 둘레 800m의 4세대 원형 가속기로 2027년 완공할 예정이다.

방사광가속기는 일종의 최첨단 거대 현미경이라 할 수 있다. 태양보다 100경배 밝은 강력한 X선을 활용해 원자 크기의 물질 구조를 분석하는 최첨단 연구시설이다. 미세 분석을 통해 차세대 첨단 소재나 신물질 등을 개발하는데 유용하게 쓰여 기초과학의 꽃으로 불린다. 단백질 구조 분석, 신약 개발 연구에도 활용되는데,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개발하는데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해외 유수의 대학들은 이 같은 방사광가속기의 가치에 일찍부터 주목해 왔다. 스탠퍼드대,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캠퍼스, 도쿄대, 오사카대 등 미ㆍ일의 명문대학들은 방사광가속기를 보유하거나 이 장비를 활용해 국가 과학기술과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 대학들도 방사광가속기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청주대를 비롯한 전국 10개 대학은 지난 2월 충북도와 ‘중부권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 업무협약’을 하고 업무 공조에 들어갔다. 특히 충청권 대학들은 학교 간 공조를 통해 청주 방사광가속기 가동에 맞춰 첨단산업을 이끌 인재들을 적극 길러내기로 손을 잡았다.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첨단과학의 발전 여부는 결국 인재 육성에 달렸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들은 첨단 연구시설을 전국이 고루 활용해 미래 인재를 키우고 산학이 동반 성장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정부도 방사광가속기 설치가 바이오 산업과 첨단과학 산업의 큰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지역산업 지형에 대비한 지역 대학을 집중 육성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신성장 동력에 기여하고 노벨상 수상 등 세계적 석학 배출 시기를 앞당기는데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럴 때만이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청주 설치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차천수 청주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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