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동남아시아 발병 1, 2위 국가가 마스크 착용 의무 위반 벌칙을 강화하고 있다. 발병 2위 인도네시아에선 화장실 청소 등을 시키는가 하면 발병 1위 싱가포르는 고액의 벌금을 물리고 있다.
13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는 이날부터 적용되는 ‘대규모 사회제한조치(PSBB)’ 위반 벌칙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우선 마스크를 쓰지 않고 외출하면 처음엔 서면 경고를 받지만 다시 위반하면 조끼를 입고 화장실 등 공중시설을 청소해야 한다. 세 번째 적발 시엔 최대 2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정원의 50% 이상을 태운 운전자, 배달 물건이 아닌 승객을 태운 오토바이 택시기사 역시 벌칙 목록에 공중시설 청소가 포함됐다. 계도 기간 중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가 군경에 걸린 운전자가 벌칙으로 팔굽혀펴기를 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자카르타 주정부는 PSBB를 이달 22일까지 연장한 상태다. △외출 시 반드시 마스크 착용 △종교활동, 결혼식 등 5명 이상 모임 금지 △차량 정원 50%만 탑승 △필수 업종 외엔 재택근무 △음식점 내 식사 금지 등이다. 주정부는 “형사 처벌보다 청소 처분이 효과적”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지난달 14일부터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싱가포르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가 처음 걸리면 300싱가포르달러(약 26만원), 두 번째 걸리면 1,000싱가포르달러(약 86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다만 2세 미만 유아와 의사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처방한 사람은 제외된다.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경우도 예외지만 운동이 끝나면 다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지난달 말까지 거의 석 달간 마스크는 병이 났을 때만 써서 감염 전파를 피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다 확진 환자가 1,000명을 넘어간 다음날인 지난달 3일 리셴룽 총리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마스크 착용 권고’ 발표를 했다. 이후 열흘 남짓 만에 감염자 숫자가 3,000명을 훌쩍 넘어서자 결국 마스크 의무화 카드를 꺼냈다. 시행 사흘 만에 50명이 적발되는 등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가 벌금형에 처해진 시민들이 많다.
이날 기준 코로나19 환자는 동남아 국가 중 싱가포르가 2만5,346명으로 1위, 인도네시아는 1만5,438명으로 2위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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