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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보 판다 ‘코로나 수난’… 해외서 퇴짜 맞고 관리소홀로 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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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보 판다 ‘코로나 수난’… 해외서 퇴짜 맞고 관리소홀로 죽고

입력
2020.05.13 12:45
수정
2020.05.1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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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성 청두의 판다사육기지에서 생후 2년 가량된 자이언트판다가 대나무를 먹고 있다. 청두=김광수 특파원
중국 쓰촨성 청두의 판다사육기지에서 생후 2년 가량된 자이언트판다가 대나무를 먹고 있다. 청두=김광수 특파원

중국의 국보로 통하는 판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수난을 겪고 있다. 캐나다는 전염병 확산으로 먹이 공급이 원활치 않자 판다를 중국에 돌려보내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중국 내에서는 감염을 차단하려 온라인 관람제도를 운영하다 관리 소홀로 새끼 판다가 밧줄에 목이 감겨 죽는 일이 발생했다.

13일 중국 신경보에 따르면, 캐나다 캘거리 동물원은 당초 2023년에 중국에 보내려던 자이언트판다 1쌍을 2년 앞당겨 내년에 반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로 항공편이 막히면서 판다가 좋아하는 신선한 대나무를 충분히 수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이언트판다는 먹이인 대나무가 약간이라도 시들면 거부할 정도로 식성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2013년 우호의 상징으로 얼순(二順)과 다마오(大毛)로 이름 붙인 자이언트판다 1쌍을 캐나다에 기증했다. 2015년에는 쌍둥이 새끼를 출산해 중국과 캐나다 양국이 축하 분위기에 젖었던 전례도 있다. 중국은 자국에서만 서식하는 희귀동물 판다를 외교사절로 활용해 주요국과 관계를 다져왔다. ‘판다 외교’로 불릴 정도다. 통상 10년간 장기 임대하는데, 중국이 판다를 보낸 곳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말레이시아 벨기에 등 14개국에 불과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캐나다는 임대기간 10년을 채우지 못할 처지다. 클레멘트 랜티어 동물원장은 “판다를 사육하는 데 부담이 커져 캐나다와 중국 정부에 조기 송환을 위한 절차를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과거 판다를 모셔오려고 각국이 경쟁하던 것과 크게 달라진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양국의 불편한 관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캐나다는 미국 등 서방국가 대열에 가세해 중국이 코로나 발병 초기 정보를 은폐했다고 공격하는 한편,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옵서버 자격 복귀를 촉구하며 중국을 자극해왔다.

코로나19로 중국 내에서도 판다에 대한 예우가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쓰촨성 청두의 한 동물원에서는 생후 8개월된 어린 판다가 돌연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19로 관람객 입장을 통제하면서 대신 인터넷으로 사육장 내부를 실시간 중계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던 곳이다. 직원을 대거 줄이면서 한 명에 불과한 관리자가 밤 사이 별 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사이 새끼 판다가 밖으로 기어 나와 우리 안을 돌아다녔는데, 나무 조형물에 매달린 밧줄에서 놀다가 목이 감겨 죽은 것이다.

심지어 다음날 동이 틀 때까지 관리자는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인터넷으로 관람하던 시청자들이 판다가 대롱대롱 매달려 움직이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신고하고 나서야 동물원은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다. 중국에서 판다는 1,800마리에 불과해 새로운 생명이 태어날 때마다 전 국민의 참여로 이름을 공모하는 등 애지중지해 왔는데 코로나19가 모든 이슈를 삼켜버리면서 찬밥 신세로 밀려나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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