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영화 ‘7번방의 기적’이 현지 개봉을 앞두고 있다. 2013년 1월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끌어 모은 한국 영화 ‘7번방의 선물’을 재구성(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인도네시아에선 최근 한국 영화 리메이크 바람이 불고 있다.
13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영어 제목을 딴 ‘7번방의 기적(Miracle in Cell No.7)’의 포스터와 영화 속 장면을 담은 사진들이 11일 공개됐다. 하눙 브라만티요 감독은 “너무도 유명한 원작을 이미 본 관객들의 기대에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라면서 “기후부터 이야기를 풀어가는 문화까지 인도네시아 관객들이 친근하게 볼 수 있도록 내용을 각색했다”고 말했다. 제작사 팔콘픽쳐스는 정확한 개봉 날짜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7번방의 기적’은 인도네시아에서 리메이크된 4번째 한국 영화다. 2014년 1월 국내에서 개봉한 ‘수상한 그녀’가 2017년 6월 ‘스위트(Sweet)20’이라는 제목으로 가장 먼저 리메이크됐다. 이어 지난해 4월엔 ‘여고괴담(1998년)’을 리메이크한 ‘수늬(Sunyi)’가 선을 보였다. 같은 해 10월엔 인도네시아판 ‘써니(2011년)’인 ‘베바스(Bebas)’가 개봉됐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2006년)’도 리메이크될 것으로 알려졌다.
‘써니’에서 하춘화 역을 맡았던 배우 강소라씨는 ‘베바스’ 개봉 당시 ‘제10회 한국-인도네시아 영화제’ 홍보대사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베바스’ 출연진과 함께 영화를 감상한 강씨는 당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 ‘써니’는 원작보다 감성을 잘 담아 더 신선하고 아기자기하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 대중가요에 열광하는 한류 팬이 많다.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리드완 카밀 서부자바 주지사가 한국일보를 만난 자리에서 “제 아내는 한국 드라마 마니아”라고 말할 정도로 팬층도 두텁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관련 보도가 잇따르는가 하면 ‘현빈앓이’를 호소하는 여성들도 종종 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리메이크된 한국 드라마는 현재 딱 한 편 있는데, OCN의 추적 스릴러 ‘터널(2017년)’로 지난해 연말에 나왔다.
인도네시아에서 개봉한 역대 한국 영화 흥행 1위는 ‘기생충’이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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