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민의 폭언ㆍ폭행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사건과 관련 가해자를 엄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해당 청원은 11일 경비원이 일했던 아파트 입주민이라고 밝힌 한 청원자가 게시한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다. 청원은 다음날 밤 동의 수 20만 건을 돌파해 청와대 공식 답변 기준을 달성했다. 13일 오전 8시 30분 기준 동의 수는 27만 건에 달했다.
청원자는 “우리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주차문제로 인해 4월말부터 20일정도 말로 설명할 수 없이 힘든 폭언으로 인해 생을 마감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글에 따르면 경비원 A씨는 아파트 지상주차장에서 이중 주차된 입주민 B씨의 차량을 밀어냈다가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 청원자는 “지난달 27일에는 B씨가 경비실 안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가는 아저씨를 따라 들어와 폭력을 가했다”며 “이 때의 충격으로 (경비원이) 코 뼈가 부러져 주저앉는 등 뇌진탕 증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아파트에서 대책협의체가 만들어져 A씨가 B씨를 폭행으로 고소했지만, B씨는 A씨에게 협박과 폭언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자는 “마음 같아서는 사형 집행을 해달라고 말씀 드리고 싶은데, 철저히 다 수사해서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드리고 싶다”며 “사형은 아니더라도 무기징역을 원한다”고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촉구했다.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B씨는 ‘코뼈가 부러질 정도로 폭행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지난달 27일 A씨를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피고소인 A씨가 사망하면서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될 것으로 보인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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