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청문회… “8~9월 개학 때까지 백신 개발 안 돼”
레드필드 CDC 국장 “아직 숲을 빠져 나오지 못했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12일(현지시간) 연방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고 조기에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다수 주 정부들이 가이드라인을 충족시키지 않은 채 제한적인 재개에 돌입한 상황에서 2차 유행 가능성을 제기하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우리는 승리했다”며 경제 재개를 밀어붙이고 있으나 보건 당국은 코로나19를 통제하고 있지 못한 현실을 인정한 것이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핵심 멤버인 파우치 소장은 이날 미 상원 보건노동교육위원회가 코로나19 대응 및 직장·학교 복귀를 주제로 개최한 청문회에서 화상을 통해 이같이 증언했다. 파우치 소장은 “어떤 지역이 성급하게 재개한다면, 발병세가 치솟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결과가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정 기간 환자 수와 사망자 감소 등 재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일부 주들에선 재확산을 촉발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위험이 있다면서 “앞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뒤로 물러설 수 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아울러 각급 학교가 개학하는 8~9월까지 백신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백신이 개학을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임상 개발 단계에서 8개의 코로나19 백신이 있으며 국립보건원은 다양한 개발 단계에서 많은 제약회사와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우치 소장은 또 백신 없이도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라질 수 있다고 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관련해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공식 보고된 8만명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경제 재개를 위해선 충분한 검사와 감염 경로 추적 등 보건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아직 숲을 빠져 나오지 못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브렛 지로어 보건복지부 차관보는 미국이 가을까지 매달 2,500만건에서 3,000만건의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학교는 코로나19 사례를 신속히 파악하고 격리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파우치 소장, 레드필드 국장, 지로어 차관보,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 등 4명이 증인으로 나왔으며 모두 화상 시스템을 통해 증언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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