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승호가 의미 있는 필모그래피로 남을 ‘메모리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유승호는 지난달 30일 종영된 tvN 드라마 ‘메모리스트’에서 사이코메트리 초능력을 가진 형사 동백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또 한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종영 이후 서면 인터뷰를 통해 유승호는 ‘메모리스트’의 여정을 마무리한 소감과 이번 작품을 위해 기울인 특별한 노력과 열정에 대해 직접 소개했다.
‘메모리스트’를 통해 새로운 액션 연기를 선보인 만큼 유승호는 “처음 도전하는 장르여서 많은 걱정을 안고 시작했다. 드라마 시작 전부터 맨몸액션도 연습했고, 역할이 경찰이다 보니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까지 신경을 썼다. 끝나고 나니 시원섭섭한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유승호의 연기에는 경찰·초능력·지우개라는 키워드에 대한 고민도 느껴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은 동백이 이신웅(조성하)과 함께 한 상황 속 지우개로 지목된 장면이다. 유승호는 “촬영 현장에서 조성하 선배님도, 저도 감정을 쏟아 부어야 했던 장면이다. 스태프 분들도 저희 두 배우의 감정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으시려고 빠르게 세팅하고 움직여주셨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도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유승호 스스로의 스펙트럼도 넓혔다. 유승호는 “예전부터 아역의 이미지나 어려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연기를 해서 그런지 이런 직업군에 자신이 없었다. 뭘 해도 어려보일 것이고 안 어울리는 옷을 입은 걸로 보일 거라는 생각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메모리스트’를 통해서 그런 생각들을 제 스스로도 많이 무너뜨렸고, 주변에서도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앞으로 캐릭터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굉장히 고맙고 사랑하는 작품”이라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일부러 증량을 할 만큼 다양한 준비 과정이 이번 성과로 나타난 것이다. 유승호는 “경찰의 듬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특히나 동백이는 스타일에도 관심이 많아서 평소 정장을 많이 입다보니 정장 위로 보여지는 것에 신경이 많이 쓰였다. 준비 기간이 짧아 단기간에 근육으로 체중을 늘리는 건 무리라 생각해 억지로 먹고 체중을 늘렸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여유롭고 한편으론 아무 생각 없이 주먹이 먼저 나가 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뒤엔 슬픈 감정들이 내제되어 있다는 것”이 유승호가 본 동백이다.
만약 동백처럼 초능력을 가질 수 있다면 유승호가 바라는 능력은 무엇일까. 유승호는 “시간을 되돌리는 초능력이 있으면 한다. 아쉬운 적도 창피했던 적도 많았다. 다시 돌아가 후회 없이 멋지게 살아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성인이 된 이후 매년 한 작품 이상 선보이는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유승호는 “어쩌다보니 1년에 한 작품은 꼭 하게 됐다. 이것도 일부러 시기를 맞춘다거나 하지 않고 기다렸다 저랑 어울리는 작품들이 들어오면 했다. 최대한 1년 이상의 휴식은 피하고 있다. 기다리는 팬 분들도 많이 계셔서 저도 여러 작품들을 하고 싶지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작품을 하기보다 제대로 준비해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연기적인 욕심과 진심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유승호는 “현재 코로나19 때문에 원래 예정돼 있었던 영화도 하차하게 됐다. 지금 주변 이야기만 들어봐도 어떤 작품을 들어가는 게 쉽지 않을 듯 보인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당분간은 휴식을 하면서, 다음 작품을 천천히 준비할 예정”이라고 건강한 계획을 귀띔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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