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중 한 명인 빅맨 장재석(29ㆍ203㎝)을 품은 울산 현대모비스는 단숨에 ‘장신 군단’이 됐다. 기존 함지훈(36ㆍ198㎝)에 오랜 부상 공백을 깨고 돌아온 국가대표 출신 이종현(26ㆍ203㎝) 그리고 차기 시즌 외국인 선수로 계약한 숀 롱(27ㆍ206㎝)까지 골밑 자원이 차고 넘친다.
이들 네 명은 모두 팀의 주축이 될 자질을 갖췄다. FA 장재석은 연봉 5억2,000만원의 거액을 주고 데려온 만큼 반드시 활용해야 할 빅맨이다. 또 현대모비스의 터줏대감 함지훈은 30대 후반을 향하는 나이에도 지난 시즌 팀이 치른 42경기 중 38경기에 나가 평균 29분39초를 거뜬히 뛰었다.
또한 2016년 신인드래프트 당시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이 만세를 부르면서 전체 1순위로 뽑았던 이종현은 무릎 부상으로 1년간 재활을 거쳐 2020~21시즌 정상적인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숀 롱도 팀 공격의 1옵션으로 출전 시간을 길게 가져가야 한다.
막강한 높이는 분명 큰 무기지만 유재학 감독은 빅맨들을 두고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 만가지 수를 가졌다고 해서 ‘만수’로 불리는 유 감독에게도 장신들의 공존은 쉽지 않은 과제다. 이종현이 합류하면서 유 감독은 함지훈과 공존 방법을 찾았지만 둘의 스피드가 느리고 활동 반경이 겹쳐 재미를 보지 못했다. 결국 유 감독은 동시 출전보다 번갈아 쓰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이제는 당장 활용할 빅맨만 4명인 만큼 동시 출전이 불가피할 수 있다.
함지훈-이종현에 앞서 2008년 한국 농구의 최고 센터로 꼽힌 서장훈(207㎝)과 하승진(221㎝)을 보유했던 전주 KCC도 공존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서장훈이 KCC에 몸 담고 있는 동안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하승진이 가세하면서 큰 관심을 모았지만 금세 한계를 보였다. 둘이 같이 뛸 때 KCC를 만나는 팀들은 스피드를 앞세워 KCC의 약점을 공략했다. KCC를 이끌던 허재 감독은 느린 스피드를 보완하기 위해 서장훈과 하승진을 따로 썼다. 그리고 2009~09시즌 개막 한달 반 만에 서장훈이 KCC를 떠나 인천 전자랜드로 향하면서 둘은 갈라졌다.
한편, 장재석과 함께 FA 최대어로 꼽힌 가드 이대성(30)은 부산 KT와 계약이 유력했지만 11일 최종 협상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해 새로운 행선지를 찾게 됐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