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연구소가 한국을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한(Winning) 국가로 꼽았다. 여전히 조치가 필요한 나라들은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따랐다.
12일 인도네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에 있는 뉴잉글랜드복잡계연구소(NECSI)가 만든 ‘코로나바이러스종식 사이트(EndCoronavirus.org)’는 한국과 베트남 호주 중국 대만 태국 등 30곳을 코로나19를 물리치거나 이긴 국가로 분류했다. 이들 국가는 코로나19 감염 추이를 나타내는 그래프가 종 모양으로 나타났다.
이어 ‘거의 끝나가는(Nearly there)’ 범주에 속하거나 정점을 통과한 나라로는 말레이시아 이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 42개국이 뽑혔다. 반면 ‘조치가 필요한(Need Action)’ 국가로는 미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이라크 브라질 등 62개국이 거론됐다.
인도네시아 언론은 이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인도네시아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을 비판했다. 아직은 완화 조치를 거론하거나 실행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대 명절인 르바란 귀성(무딕) 금지 일환으로 국내선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했다가 얼마 전 조건부 재개했고, 6월과 7월에 경제 제한 조치를 점진적으로 푸는 5단계 전략을 흘렸다. ‘대규모 사회제한조치(PSBB)’에도 불구하고 45세 이하 노동자들은 출근해도 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환자는 이날 기준 1만4,749명으로 매일 300명 안팎씩 늘고 있고, 사망자는 1,007명으로 1,000명을 넘어섰다.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이날 “코로나19 의심환자가 정부 발표와 달리 자카르타에 4만~8만명이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자카르타의 코로나19 환자는 정부 발표보다 최대 7배 더 많다고 추정할 수 있다. 자카르타의 코로나19 감염자는 정부 발표상 5,375명으로 전체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야네르 바르얌 하버드대 교수는 “‘조치가 필요한’ 국가가 통제 및 격리 조치 등을 완화하면 사망자가 늘어나고 경제 위기가 커지는 등 상황을 악화시키고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