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극심한 쇼크를 맞은 세계 경제의 반등 속도가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가파른 반등인 ‘V자형’은커녕, 완만한 곡선의 ‘U자형’에도 못미칠 만큼 더디게 경기가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경기 흐름이 나이키 로고인 ‘스우시’ 마크 형태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악의 상황에서 곧바로 경기가 회복되는 V자형을 기대하는 낙관은 점차 줄어들고, 상당 기간 경기 침체를 겪다 빠르게 회복하는 U자형 반등마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비관론이 팽배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으면 아무리 통제 조치를 완화해도 온전한 경제활동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장 항공업계는 2022년 초까지도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수요를 되찾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음식점과 유통점들도 인원을 제한해 손님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또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 같은 대형 이벤트는 수개월간 개최하기 어려울 수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소비자가 과거 소비패턴으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꽤 필요할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나이키형 경기 회복론조차 부정하는 견해도 있다. 바이러스의 2차 발병으로 가까스로 재가동한 글로벌 경제가 또다시 쇼크에 빠지게 되는 이른바 ‘W자형’, 아예 세계 경제의 회복 시기를 예단하지 못하는 ‘L자형’ 예상도 나온다.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가파른 급성장을 보였다가 다시 꺾이는 ‘Z자형’, 끝도 없이 추락하는 ‘I자형’을 그릴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도 존재한다.
국내 전문가들은 U자형 회복에 한 표를 던졌다. 12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공공기관 및 민간 경제전문가 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3명 중 2명(67.2%)은 세계 경제가 U자형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V자형(17%), L자형(10%) 전망이 뒤를 이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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