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쇼어링 유인책 늘려도… 업계 “수도권 입지 규제 등 실효성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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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쇼어링 유인책 늘려도… 업계 “수도권 입지 규제 등 실효성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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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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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리쇼어링 활성화”… 산업계는 부정적 시각

해외공장 유턴 법인세·임대료 혜택, 수도권엔 적용 안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을 맞은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리쇼어링 활성화를 포함한 한국형 뉴딜 사업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SK하이닉스는 경기 용인시 원삼면 일대에서 현재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있다. 2022년부터 120조원을 들여 이곳에 반도체 생산라인 4기를 건설하기 위해서다. 국내외 반도체 소재·장비·부품 협력사 50여개사와 함께 반도체 클러스터(집적단지)로 조성한다는 게 SK하이닉스측의 청사진이다. 이런 결정은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때문에 가능했다. 수도권에는 새로운 생산시설이 원칙적으로 들어설 수 없도록 관리되고 있는데, 이례적으로 지난해 3월 추가 물량을 허용해 준 것. SK그룹 관계자는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기존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 사업장과 맞물린 반도체 3각축 구축이 절실했고, 경기 원삼면 일대 산업단지가 최적의 입지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특별한 선례가 해외 생산시설을 국내로 옮기려는 리턴 기업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해외에서 수도권으로 이전을 원하는 기업에도 혜택을 주고 싶지만, 지역 균형 발전을 이유로 다른 부처와 수도권 이외 지방자치단체의 반대가 심해서 성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3주년 특별 연설에서 한국형 뉴딜의 한 축으로 리쇼어링(reshoring) 정책 활성화를 꺼내 들었다. 리쇼어링 정책의 골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파생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 속에, 국내 기업이 해외 시설을 귀환시키는 과정에서 활력을 불어넣고 신규 일자리까지 창출하자는 데 있다.

관련 부처에선 적극적인 검토에 들어갔지만 정작 산업계 내부에선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12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복귀 기업 지원 업무(리쇼어링)를 총괄하는 산업부는 해외 생산시설을 국내로 옮기는 유턴 기업에 대한 지원책 점검에 나섰다. 민관의 역량을 총동원해 유턴 기업을 유치하겠다며 최근 발족한 민관 합동 유턴지원반에 접수된 애로사항 등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해 말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법)’ 개정(올해 3월 11일 시행)을 통해 지원 대상 업종을 기존 제조업에서 지식서비스산업·정보통신업으로 확대했고 국ㆍ공유 재산 장기 임대(50년) 등의 특례를 주는 등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리쇼어링 정책에 대한 실효성이 낮은 것도 사실이다. 2012년부터 추진돼 온 리쇼어링 정책하에 지난 6년(2014~2019년)간 국내로 복귀한 기업은 연 평균 약 11개에 그쳤다.

일단 리쇼어링 정책 기준에 현실성이 부족하다. 수도권 입지 규제가 대표적이다. 기존 설비와의 연계성, 우수 인력 확보 등을 감안하면 수도권 입성은 국내 유턴 시 중요한 변수일 수밖에 없는데, 관련법에선 이를 차단하고 있다. 현행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엔 법인세와 공장용지 임대와 임대료 감면 등을 포함한 각종 자금 지원에 대한 조항이 있다. 하지만 해당법 시행령에선 수도권에 입지한 기업에는 이런 각종 혜택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다. 권혁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전략팀장은 “국내로 복귀하겠다는 기업은 비용절감 목적보다는 해당시설 전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원하는 장소 제공은 필수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은 도쿄(東京) 등 대도시로 리턴하는 기업에도 법인세 인하 등 세제혜택은 기본이고, 연구개발비까지 지원한다. 지난달에는 서플라이 체인 개혁을 발표하면서 중국 내 공장을 옮긴 대기업에는 이전비의 절반을, 중소기업에는 3분의 2까지 각각 지원하기로 했다.

전 세계적으로 고착화된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대한 어떠한 대비책도 정부가 주지 않고 있다는 점도 유턴 기업에는 걸림돌이다. 수출에 의존하는 국내 기업 특성상 주요 해외시장인 미국 중국 등에서 자국 외 생산품에 대해 관세를 앞세워 압박하는 환경에선 어떠한 인센티브도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제조업보다는 실질적으로 기업들이 조성 가능한 신산업을 집중적으로 유치하고 육성하자는 정책적 제언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 외에 대부분 기업들이 취약한 연구개발(R&D)시설 등을 국내에 설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산업별로 유턴이 가능한 업종을 재분류하고 전기차 등 종래에 없던 제품을 생산하도록 하는 식의 맞춤형 지원을 해야 한다”며 “이와 동시에 중소기업 위주로 부족한 R&D시설을 추가 조성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정책 변화를 주어, 국내 생산구조를 저임금 노동자 중심이 아닌 고급 기술인력 중심이 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관규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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