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안에 조그만 사각형 물건이 7개나 있을 때, 엑스레이로 이를 들여다보는 보안요원은 이 중 USB나 메모리카드만을 짧은 시간 내 식별해낼 수 있을까?
LG CNS는 건물 출입구에 설치하는 엑스레이 장비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해 기업ㆍ기관의 정보 유출을 원격 차단하는 ‘AI 엑스레이 영상분석(가칭 ‘AI 보안요원’)’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기술은 엑스레이 장비가 촬영한 가방, 외투 등의 투사 사진을 AI가 분석해 정보유출 가능성이 있는 저장매체나 전자기기를 찾아내는 기술이다. 걸리는 시간은 단 0.3초. AI가 숨겨 놓은 저장매체를 발견하면, 모니터상에 ‘USB 99.0%(해당 물체가 USB일 확률이 99.0%)’, ‘메모리카드 88.5%’와 같은 문구가 뜨며 엑스레이 검색대 벨트가 정지된다.
기존에는 출입구 보안 검색대 직원이 엑스레이 사진을 일일이 육안으로 검사해야 했기 때문에 판독 시간과 정확도 측면에서 비효율이 컸다. 직원을 새로 뽑을 때마다 사진 판독법을 새롭게 교육해야 하는 과정도 번거로웠다.
LG CNS의 AI 보안요원은 다양한 저장매체 이미지 5만여장을 학습해 인간보다 더욱 좋은 눈썰미를 가지게 됐다. 학습 결과 현재 USB, 하드디스크, 메모리카드,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카메라, e북 등 8종의 저장매체를 구별해낼 수 있으며, 판독 정확도는 99%에 달한다. 가방 안 수첩, 이어폰 줄과 얽혀 있는 저장매체 등도 단숨에 구분이 가능해 보안인력의 수고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AI 보안요원은 현재까지 LG디스플레이 서울 마곡 사이언스파크 연구소와 경기 파주시 공장, LG화학 서울 본사와 충북 청주시 오창공장에 적용됐다. 내년 상반기에는 인천공항 출입국 게이트에도 이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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