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 과정 내 ‘기부버튼’ 있어 혼동하기 쉬워
당일만 취소 가능… “기간 늘려달라” 靑 청원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의 ‘기부’를 놓고 잡음이 나오고 있다. 지원금 신청 과정에 기부 버튼이 있어 누를 생각도 없었는데 실수로 누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당일 오후 11시 30분까지는 카드사를 통해 기부 취소가 가능하지만, 이후에는 어려운 만큼 취소 기간을 늘려달라는 목소리도 커졌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기부 취소 기간을 연장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전날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마쳤다는 청원자는 “(신청) 금액을 확인하는 칸인 줄 알고 적었는데 이게 기부가 되는 것인지 다음날에야 알았다”며 “하루만 취소가 가능하게 되어 있는 것은 너무 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실제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마치려면 ‘기부하기’ 항목을 반드시 거쳐야 해 무심코 동의를 누르기 쉽다. 정부가 자발적 기부 활성화를 위해 각 카드사에 지원금과 기부 신청 항목을 함께 넣도록 하는 지침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첫날인 전날부터 “실수로 기부했다”며 취소하고 싶다는 민원이 밀려들었다.
특히 특정 카드사들은 화면이 헷갈리게 구성돼 이용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액수가 적었던 카드사 중 일부는 유독 높은 기부금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특정 카드사 이용자들 사이에선 “곳곳이 기부 함정”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억지로 기부를 하라는 듯 프로그램을 짠 것 같다. 아차하는 순간 기부를 누르게 된다”(78****), “OO카드 인터페이스가 유난히 기부를 유도한다”(mi****), “OO카드는 기부금액에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이 자동 기입돼있어서 확인 안 하고 그냥 신청하면 기부가 돼 버린다. 완전 놀랐다”(fr****) 등이다.
그러자 각 카드사에서는 당일 취소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당초 정부는 기부 후 취소할 수 없도록 했으나, 카드사의 재난지원금 관련 신청 자료가 매일 오후 11시 30분에 정부로 넘어가기 때문에 이전에는 이를 변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수로 재난지원금 기부를 선택했다면 카드사에 당일 오후 11시 30분까지 취소를 요청하면 된다
다만 신청 첫날인 11일 긴급재난지원금을 이미 기부한 경우엔 취소나 금액 변경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청원자는 이에 “자발적 기부가 아니라 플랫폼의 교묘한 배치로 인한 오류 기입”이라며 “잘못 신청한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서민들 돕자고 만든 지원금인데 도와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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