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 풀려난 뒤 숨져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혼수 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씨 부모에게 미국 은행 3곳에 예치된 북한 관련 자금 2,000만 달러(한화 약 291억원)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제공될 전망이다. 워싱턴DC 연방법원이 11일(현지시간) 북한 관련 자금을 보유한 미국의 은행 3곳에 대한 보호명령을 허가하면서다. 2018년 미국 법원에 북한 측이 아들 죽음에 대한 책임으로 5억 달러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아낸 웜비어씨 부모는 실제 배상금을 받아내기 위해 미국 은행에 예치된 북한 자산을 추적에 나섰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대북 제재에 따라 동결된 북한 관련 자금을 보유한 은행은 JP모건 체이스(1,757만 달러), 웰스파고(301만 달러), 뉴욕멜론(321만 달러)으로 웜비어씨 부모는 해당 자금의 소유주, 계좌번호, 주소, 예치 배경 등에 관한 정보를 전달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웜비어씨 부모가 이 자금을 곧바로 회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대북 제재 관련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11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웜비어 가족의 변호인들이 재무부에 의해 동결된 북한 자금 찾기에 나선 것”이라며 “다만 웜비어 가족이 자동적으로 해당 계좌의 돈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자금이 이체될 때 제3자 개입 여부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밝혔다.
2016년 1월 북한 여행을 갔다가 호텔에서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은 웜비어씨는 17개월 만인 2017년 6월 혼수 상태로 풀려났지만 1주일도 안 돼 사망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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