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수가 11일(현지시간) 8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2월 29일 미국 내 첫 사망자가 발생한 지 73일 만에, 전 세계 총 사망자 수의 30%에 육박하게 된 것이다. 다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검사 과정의 누락 등으로 뉴욕시 등 일부 지역의 사망자가 실제로는 공식 집계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의 코로나19 실시간 통계사이트에 따르면 12일 오전 7시50분(한국시간) 미국의 사망자 수는 8만297명으로 전 세계 사망자 수 28만5,445명의 약 28%에 해당했다. 미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134만6,163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사망자 수는 지난 2월 29일 첫 사망자 발생 38일 만인 4월 7일 1만명 선을 넘었고, 4월 12일 2만명 선을 넘은 지 불과 8일 만인 4월 20일 4만명 선을 넘었다. 그로부터 22일 만에 또다시 사망자 수가 배로 불어난 것이다.
미국에서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뉴욕주로 미국 전체의 3분의 1가량인 2만6,682명이 사망했다. 다만 지난 4월 중순 매일 750명 이상이 사망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부터는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날 “우리는 이제 막 정상을 넘었다”면서 오는 5월 15일부터 특정 영업활동과 여가활동 등 부분 정상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다만 CDC는 미국 내 진원지 중 한 곳이었던 뉴욕시의 실제 사망자 수가 공식 집계보다 5,000여명 더 많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CDC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3월 11일부터 5월 2일까지 뉴욕시에서 사망원인을 불문하고 총 3만2,107명이 숨졌고, 이는 과거 평균치보다 2만4,172명이 많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2만여명 중 1만3,831명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5,048명은 증상 등을 근거로 사후 코로나19 사망자로 분류한 경우다. CDC는 2만4,000여명의 ‘초과 사망’(excess death) 가운데 1만8,00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5,293명도 직ㆍ간접적으로 코로나19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검사를 제대로 못하고 사망하거나, ‘음성’으로 오판을 받은 경우, 또 일반 질환자가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병원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숨진 경우 등이다.
앞서 미 뉴욕타임스(NYT)도 지난달 28일 CDC를 인용해 3월8일부터 4월11일까지 뉴욕주, 콜로라도주, 일리노이주, 메릴랜드주 등 7개 주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의 총합이 평년보다 50% 많았다면서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당국 공식 집계치보다 많을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해당 기간 이들 지역에서 나온 ‘초과 사망’ 수는 각 주 당국이 발표한 코로나19 사망자 합계보다 9,000명이나 많았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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