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률이 높지 않았던 탓에 ‘사용자가 제로(0)라서 제로페이‘라는 오명을 들었던 제로페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1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해 1월 도입된 제로페이가 1년5개월 만에 가맹점 50만개를 돌파했다.
제로페이 가맹 신청은 올해 2월 8,900건에서 코로나19가 확산했던 3월과 4월 각각 8만5,000건, 5만9,000건으로 급증했다. 제로페이 결제액도 올해 4월 한 달 1,02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한 해 동안 결제된 767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4월 하루 평균 결제액은 34억1,000만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40배 뛰었다.
제로페이는 기존 신용카드 결제망을 이용하지 않고 스마트폰 앱에서 QR코드를 통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돈을 바로 보내는 방식이다. 결제 단계를 최소화한 덕에 신용카드(0.8~2.3%)에 비해 결제수수료를 크게 낮췄다. 연 매출 8억원 이하의 소상공인들은 결제 수수료가 아예 없고, 연 매출 8억~12억원은 최대 0.3%, 12억원을 초과해도 수수료율은 0.5%를 넘지 않는다.
이처럼 제로페이는 소상공인 결제 수수료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시장에 좀처럼 안착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비대면(언택트) 소비 확산과 지역사랑상품권과의 연계가 제로페이 활성화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로페이는 카드나 지폐를 건네지 않고 모바일을 통해 결제가 이뤄져 가맹점주와 소비자가 접촉하지 않아도 된다. 또 지자체마다 재난긴급생활비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면서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제로페이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는 게 중기부 설명이다.
특히 제로페이 도입 초반에는 서울시에 위치한 가맹점에 집중됐으나 점차 전국적으로 가맹점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 가맹점은 45%이며 나머지가 지방 가맹점이다.
제로페이를 운영하는 민간 재단법인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윤완수 이사장은 “올해 목표가 가맹점 50만개 돌파였는데 벌써 달성했다. 지금 같은 증가 속도면 올해 70만~100만개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리나라 제로페이 인프라 망이 완성 단계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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