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가 신촌 클럽도 방문… 신촌 대학가도 긴장
서울 이태원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계속되자 각급 학교들의 등교개학 일정이 연기된 데 이어 대면수업을 재개하려던 대학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일부 대학은 예정됐던 대면수업을 긴급 연기했고, 학생들도 감염을 우려하며 ‘비대면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11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이날 대면수업을 시작한 4년제 대학은 9개교다. 당초 지난 7일에 시행한 조사에서는 21개교가 이날 강의실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태원 클럽 발 집단감염이 확산되면서 상당수가 이를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1학기 전체를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겠다고 결정한 학교도 지난 7일 62곳에서 이날 71곳으로 9곳 더 늘었다.
대학들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자 주말인 지난 10일 긴급 회의를 열고 대면수업 연기를 결정했다. 국민대는 11일부터 16일까지 예정된 실험ㆍ실습 등 수업을 잠정 중단하고, 오는 18일 이후 대면수업 재개 여부도 추후 논의를 거쳐 정할 예정이다. 인천대와 부천대도 이날부터 실시하기로 했던 모든 대면수업을 일주일 뒤로 전면 연기했다. 원주 한라대의 경우 이미 지난 6일부터 대면수업을 시작했으나, 이태원 집단감염 여파를 우려해 재개 나흘 만에 중단했다.
이 같은 결정은 20대 확진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대면수업을 재개할 경우 자칫 캠퍼스내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 이태원 클럽 관련 감염 환자 중 대학생이 속속 확인되고, 일부 확진자가 신촌 대학가를 방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이에 서강대 등 일부 학교는 “지난달 24일~이달 5일 이태원 소재 클럽을 방문한 교직원과 학생은 출근과 외출을 자제하라”고 공지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대면수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중이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태원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가 교내 음식점을 방문해 8일 소독이 진행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출석수업을 해도 되냐’는 등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외대ㆍ차의과학대학 등의 총학생회에선 “대면수업을 무리하게 강행하면 안 된다”며 전면 비대면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이날 방역당국이 대학의 대면수업에 대해 “가급적이면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밝힌 만큼 대학들도 일정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반장은 “대학 판단에 따라 부득이하게 대면수업을 할 경우 마스크 착용, 강의실내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엄격히 준수하는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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