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순차적으로 예정됐던 전국 초·중·고등학교 등교가 무산됐다. 11일 오전까지도 “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여러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했던 교육부는 오후 방역당국과 긴급회의를 갖고 등교개학을 하루 반나절 남긴 채 ‘일주일 연기’를 발표했다.
◇전날까지도 “역학조사 결과 나와야” 고수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이 확인된 지난 8일만해도 교육부는 물론 보건·방역당국조차 등교개학 일정 변경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당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개학 연기를 얘기하기에는 너무 이른 상황”이라며 “역학조사와 전파 확산 양상을 보고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10일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전국으로 확산한 상황에서도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이 아직 역학조사 초기 단계”라며 “2~3일간 더 역학조사 결과를 보고 (등교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수도권 교육감들 “등교 연기해달라”
그러나 이번 집단감염에 직격탄을 맞게 된 수도권 교육감을 중심으로 등교개학 우려의 목소리가 공식적으로 제기되면서 논의가 급반전됐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이날 예고한 등교수업 운영방안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고3 등교를 연기하고 확진 추이를 관망한 다음에 최종판단을 해야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 역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고3 등교개학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교육부에 요청했다. 전날 경기도교육청이 성남·용인지역의 교원과 학부모 9,650명을 대상으로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60%가량이 등교 개학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교육부가 실시한 교원단체 의견수렴 과정에서도 대다수가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방역당국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 또는 “등교 개학 최소 1~2주 연기”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방역당국 회의 잡히며 논의 급물살
오전까지 “연기 여부·대상 학년·발표 시기 모두 미정”(교육부)이었던 등교 개학 논의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정은경 본부장의 회의 일정이 오후 3시로 잡히면서 급물살을 탔다. 교육·방역 관계자들은 화상회의를 통해 등교 연기기간과 대상, 방식과 관련한 긴급 협의에 나섰고, 전 학교·학년의 등교개학 연기를 결정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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