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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드라마인가, 홈쇼핑인가’ … 간접광고 심하다고 비판 받는 김은숙의 ‘더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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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드라마인가, 홈쇼핑인가’ … 간접광고 심하다고 비판 받는 김은숙의 ‘더 킹’

입력
2020.05.12 04: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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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더 킹: 영원의 군주'에서 PPL(간접광고) 장면. 배우 이민호는 실제 치킨 업체 모델이기도 하다. SBS 방송 캡처
SBS '더 킹: 영원의 군주'에서 PPL(간접광고) 장면. 배우 이민호는 실제 치킨 업체 모델이기도 하다. SBS 방송 캡처

‘드디어 포텐(잠재력)이 터졌다’

‘로맨틱코미디의 대가’ 김은숙 작가의 신작 SBS 금토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에 대한 한 시청자의 평가다. 드라마의 완성도를 가리키는 평이면 좋으련만, 실제로는 엉뚱하게도 PPL(제품 간접광고ㆍProduct Placement) 이야기다. ‘잘 만든 PPL, 열 광고 안 부럽다’라고 하지만 너무나 노골적인 PPL에 비판론이 쏟아지면서 광고 역효과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다.

‘더 킹’의 PPL 포텐은 지난 9일 방송된 8회에서 터졌다. ‘간접광고’답에 PPL은 은근슬쩍 등장해야 하는데, 8회에선 아예 대놓고 상품을 클로즈업했다. 카메라뿐만 아니라 배우들까지 천연덕스럽게 홍보문구를 읊었다.

시작은 커피음료였다. 극중 대한제국의 황제 이곤 역을 맡은 이민호는 로맨스의 상대 역인 대한민국 형사 정태을(김고은)과 통화하던 중 느닷없이 마시던 커피음료 제품을 칭찬한다. “영이(우도환)가 골라온 커피가 황실 커피랑 맛이 똑같아. 첫 맛은 풍부하고 끝 맛은 깔끔해. 대한민국은 이걸 시중에서 판다고.” 커피음료 제품 등장시간은 약 40초를 넘기는데, 일반적인 프라임타임 대의 광고 러닝타임 15초의 3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SBS '더 킹: 영원의 군주' PPL 장면. 커피음료를 정면으로 클로즈업해 상표까지 자세히 노출시킨다. SBS 방송 캡처
SBS '더 킹: 영원의 군주' PPL 장면. 커피음료를 정면으로 클로즈업해 상표까지 자세히 노출시킨다. SBS 방송 캡처

잠복근무 중인 두 형사 정태을과 장미카엘(강홍석)은 아예 영업사원 같은 활약을 선보인다. 컵라면을 먹던 정태을에게 장미카엘이 포장김치 제품을 떡하니 펼쳐 보이더니 정태을 역의 김고은은 김치를 먹고 나선 “아, 시원해, 김치 좀 먹을 줄 아네”라고 말한다. 이어 난데없이 멀티밤을 꺼내 얼굴과 입술에 찍어 바르는 식이다.

8회만이 아니다. 전날 방송된 7회 이곤과 정태을의 닭집 데이트 장면은 아예 배경 자체가 이곤 역의 배우 이민호가 광고모델로 활동 중인 업체였다. 물론 “이 메뉴도 맛이 아주 황홀하군” 같은 유치한 제품 홍보 대사도 빼놓지 않았다.

지상파 방송사의 이런 과도한 PPL은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채널과의 경쟁 때문이다.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더 킹’의 경우 김은숙 작가와 한류스타 이민호 때문에 PPL을 원하는 업체들이 줄을 섰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회당 20억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한 제작사로선 피하기 어려운 유혹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청자들이 PPL을 무조건 반대한 것도 아니다. ‘더 킹’은 극의 흐름을 깨는 수준이어서다. 시청자 김기석씨는 ‘더 킹’ 홈페이지 게시판에 “홈쇼핑을 보는 건지, 드라마를 보는 건지 주인공들을 영업사원으로 만들어버렸다”고 적었다. 박현희씨도 “주연 배우가 80분 방송 중 10분 정도 나와 하는 대사가 모두 광고투성이”라며 “배우가 상품을 들고 있는 것도 모자라 상품 설명까지 하는 건 처음 본다”고 지적했다.

이런 논란 때문일까. 지난달 18일 첫 방송 11.4%에서 시작한 ‘더 킹’의 시청률은 7, 8회 방송 모두 8.1%로 내려 앉았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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