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 논란 속 끝장토론 요구… 초ㆍ재선 모임 최소 3, 4개 준비 중

4ㆍ15 총선 참패 이후 사분오열했던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에서 초선 국회의원 당선자를 중심으로 한 혁신모임들이 태동하고 있다. 보수 정치의 병폐로 꼽힌 ‘계파 보스 정치’가 총선 패배로 인해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젊음’을 표방한 초ㆍ재선 모임들이 보수의 혁신을 자유롭게 주도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출범을 둘러싼 통합당의 혼란이 혁신모임 결성의 촉발제가 됐다. 당 재건과 쇄신을 이끌 기구를 당내 중진 의원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려는 과정을 지켜 본 초ㆍ재선 당선자들은 “우리가 한 데 모여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위기 의식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초선 당선자 27인이 최근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단순한 선거를 넘어 당의 반성과 미래방향을 정하는 논의의 장이 돼야 한다”며 끝장 토론을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초ㆍ재선 당선자들이 구성을 준비 중인 혁신 모임은 최소 3, 4개에 이른다. 재선 이상 당선자 중에는 하태경, 유의동, 김성원, 이양수 의원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하 의원은 11일 통화에서 “16대 국회의 ‘미래연대’처럼 당내에서 개혁적 목소리를 내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의 초선 당선자 9명은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입장’ ‘여성과 3040세대 공략 방안’ 등 질문을 따로 모아 경선 후보들에 제출하는 등 이미 세력화했다. 이들은 매달 정례 회동을 갖기로 했다. 부산시의회 의장을 지낸 백종헌, 부의장을 지낸 전봉민 당선자 등 지역에서 이미 인연을 맺은 당선자들이 다수라 결속력이 크다. 황보승희 당선자는 통화에서 “‘김종인 비대위’ 논란으로 당의 난맥상이 드러난 이후 모여 보자는 얘기가 나왔다”며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이 큰 사람들이 모였다”고 전했다.
통합당 당선자와 미래한국당 당선자들이 함께하는 초선 모임도 출범한다. 박수영 당선자는 윤희숙 통합당 당선자, 윤창현ㆍ이영 등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자와 ‘경제전문가 모임’을 준비 중이다. 미래한국당 허은아 당선자는 낙선자를 아우르는 공부 모임을 꾸렸다. 오신환 의원, 이준석 최고위원, 김병민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 등 총선에서 떨어진 통합당의 수도권 지역 3040세대 당협위원장들도 뭉쳤다. 이들은 15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초청해 보수 혁신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연다.
과거 소장파 출신인 통합당 중진 의원들은 혁신모임 존속의 조건으로 ‘연대’를 강조했다. 정병국 의원은 통화에서 “모임 구성원들이 계속 모여 공부하면서 함께 추구하는 가치를 잃지 않고 연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김세연 의원도 “특정 구성원의 정치적 이해에 휘둘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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