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복지부(HHS)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미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의 배포 계획을 공개했다. 하지만 주(州)별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와 약품 배분량이 비례하지 않아 배포 기준에 대한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전문 매체 힐 등에 따르면 보건부는 9일(현지시간) “각 주에 적정량의 렘데시비르를 분배할 예정”이라며 “주정부와 주 보건당국이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지역사회에 적절히 나눠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미 의료전문 매체인 스탯은 렘데시비르가 최근 일리노이주에 5,600개, 뉴저지주에 4,400개, 미시간주 에 1,600개 배포됐으며 지난주 뉴욕주에도 2만3,000개가 분배됐다고 전했다. 보건부는 앞으로 6주 동안 렘데시비르 60만7,000개를 불출할 예정이며, 미 전역의 코로나19 중증 환자 7만8000명에게 투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사회에서는 배포 기준을 놓고 의구심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연방정부가 우선 13개주를 대상으로 렘데시비르를 공급하면서 캘리포니아와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등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 상위권을 차지한 주들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의학전문 매체 메드스케이프 역시 “FDA가 어떤 기준으로 렘데시비르를 배분하는지 명확한 기준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렘데시비르 개발사인 제약업체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앞서 1일 FDA 긴급 사용 승인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부터 약품을 배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렘데시비르 배포 대상에서 빠진 텍사스주에서는 공개적인 불만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댈러스 포트워스(DFW) 병원협회 관계자는 “보건부는 길리어드가 기증한 60만7,000개의 약품을 배포한다고 하는데 과연 몇 개나 텍사스주에 오게 될지 불확실하다”며 “공정한 몫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약품을 수령한 주에서도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은고지 에지케 일리노이주 공중보건국장은 “주 내 모든 병원에서 렘데시비르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의료기관들에 양해를 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고 일리노이주 WTTW방송은 보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