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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고지’가 코 앞인데… 발목 잡힌 중국의 3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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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고지’가 코 앞인데… 발목 잡힌 중국의 3중고

입력
2020.05.1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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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의 지하철역에서 11일 마스크를 쓴 직장인들이 출근길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의 지하철역에서 11일 마스크를 쓴 직장인들이 출근길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막바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국이 3중고에 직면했다.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데다 서구의 ‘중국 책임론’ 공세가 여전하고 국내 소비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21일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최에 맞춰 코로나19 사태를 매듭지으려던 중국 정부의 구상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북한과 맞닿은 지린성 수란시는 11일 도시 봉쇄라는 초강경 조치를 단행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45세 여성으로 인해 9~10일 이틀간 15명이 연쇄 감염되자 아파트 단지 출입을 제한하고 상점 영업을 금지하는 등의 ‘봉쇄식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인근 랴오닝성에서도 수란시에 다녀온 23세 남성이 확진자로 판명됐다. 당장 하루 이틀 새 지린성 276명, 랴오닝성 130명 등 400여명이 격리관찰 대상에 올랐다. 후베이성 우한에서는 한 동네 주민 5명이 한꺼번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주 나흘 연속 ‘0’으로 떨어졌던 중국 본토 확진자는 주말을 거치면서 이틀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앞서 8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코로나19 대응은 당 지도부와 제도, 통치체계의 우월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자화자찬하자마자 “방역 전시상태에 돌입해야 한다”(지린성 당서기)는 절박함이 터져 나올 정도로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외교부는 9일 밤 영문 기준으로 6만자가 넘는 입장문을 통해 미국이 제기하는 코로나19 관련 의혹을 24개 항에 걸쳐 조목조목 반박했다. 하지만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10일(현지시간) “시 주석이 1월 21일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을 늦춰달라고 요청했고, 이로 인해 전 세계가 바이러스와 싸울 시간을 4~6주 낭비했다”며 대중 압박의 고삐를 조였다. WHO가 통화 사실 자체를 부인하며 선을 그었지만, 미 의회가 50여개국에 서한을 보내 중국이 결사 반대하는 대만의 WHO 회의 참석을 요청하는 등 서방은 ‘중국 때리기’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해가는 생산과 달리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58%를 차지하는 소비는 뚜렷한 반등세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 정부는 각종 쿠폰을 배포하지만 자산의 70%를 차지하는 부동산 외에 가처분소득이 넉넉지 않아 지갑을 열기 꺼리는 상황이다. 리치린(李奇霖) 위에카이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기업과 가계 모두 미래 전망이 불확실해 대규모 투자나 소비가 나타나기 어렵다”며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재고 압력으로 생산이 다시 위축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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