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프로축구 K리그 개막라운드에서 초보 감독 3인방이 만만치 않은 데뷔전을 치렀다.
K리그 사령탑 ‘기대주’ 김남일(43) 성남FC 감독과 설기현(41) 경남FC 감독, 정정용(51) 서울이랜드 감독은 1라운드에서 첫 무대 신고식을 치러 1승, 2무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승리의 짜릿함을 만끽한 건 K리그1(1부리그) 성남의 김남일 감독. 성남은 9일 광주와의 원정경기를 2-0으로 끝냈다. 지난 시즌 득점 최하위였던 성남은 이날 전혀 다른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멀티골의 주인공도 김 감독 취임 이후 이적한 양동현(34)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1승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며 “초보 감독이라 얼떨떨하고 실감이 나지 않지만 앞으로도 상대의 장점을 무력화시키고, 대처를 잘 하도록 분석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데뷔전 승리로 김 감독은 주변의 걱정을 일부 씻어낼 수 있었다. 코치 경험은 많지만 감독 경험이 전혀 없었기에 K리그1 무대로의 직행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K리그2(2부리그)였던 광주를 상대로 한 승리이기에 자축하기엔 이르다. 성남은 인천 유나이티드, 강원FC, FC서울과의 경기를 줄줄이 앞두고 있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을 이끌어냈던 정정용 감독은 ‘값진’ 무승부를 만들었다. 이랜드는 지난 시즌 K리그2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한 팀이라 제주를 상대로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었다. 제주는 지난 시즌까지 K리그1에서 뛰었고, 잔류한 주축 선수도 많다. 또 ‘승격 전문’ 남기일(46) 감독을 선임하며 승격에 대한 욕심을 강하게 드러내왔다.
하지만 이랜드는 포기하지 않았다. 특히 후반 교체로 들어간 원기종(24)이 동점골을 만들어내며 정 감독의 용인술을 빛나게 했다. 정 감독은 “월드컵도 경험했지만, 프로는 또 다른 무대라 걱정이 많았는데, 선수들이 포기 않고 열심히 해줬다”며 “하지만 이제 시작이고, 많은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 넣을 것”이라고 데뷔 소감을 밝혔다.
반면 설기현 감독은 아쉬움을 짙게 남겼다. 경남은 10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볼 점유율과 슈팅에서는 전남을 압도했으나, 유효슈팅에서 밀렸다. 특히 교체가 후반 30분을 넘어 이뤄지면서 판단이 늦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경기 후 설 감독은 “(선수를) 일찍 투입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첫 경기라 긴장이 컸는데, 제 컨디션을 찾으면 충분히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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