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실업급여 역대 최대 규모 9933억원 지급 전년비 34.6%↑
한 달 만에 1000억 늘어… 신규 신청 IMF 이후 최대 폭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악화로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지난달 약 1조원에 육박하는 구직급여(실업급여)가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지급액으론 역대 최대 규모다. 청년 채용도 얼어붙어 두 달 연속 20대 고용보험 취득자가 줄었다.
고용노동부가 11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4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9,933억원으로 작년 동월보다 2,551억원(34.6%) 급증했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3월 지급액(8,982억원)을 한 달 만에 1,000억원 가까이 뛰어넘은 수치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도 12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33.0% 늘었는데, 이는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전체 구직급여 수급자 수도 65만1,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구직급여 수혜금액 증가는 지급액 인상 등 보장성 강화와 코로나19에 따른 신규 신청자 증가가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수준으로 신청자가 늘어난다면 올해 12조원이 넘는 구직급여가 지급될 것으로 예상돼 오는 3차 추경에 예산을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추세로 실업자가 늘어날 경우 책정된 예산 9조5,158억원도 부족할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도 전월에 이어 크게 둔화됐다. 4월 고용보험 가입자는 1,377만5,000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만3,000명(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20~30대에선 가입자 수가 크게 감소했다. 29세 이하는 지난 3월 가입자 수가 1만7,000명 감소한 데 이어 4월에도 4만7,000명이 더 쪼그라들었다. 30대 가입자는 지난해 12월부터 감소세이나 지난달 5만7,000명이 줄어 감소폭을 키우고 있다.
청년층 가입자 수가 줄어든 건 기업의 신규채용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경기 악화로 청년층이 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서비스업에서 채용이 둔화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938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만2,000명 늘었다. 지난 2월까지 월평균 약 40만명이 증가한 점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게 둔화한 것이다. 숙박ㆍ음식업과 교육서비스업의 신규 가입자도 각각 2,000명, 5,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제조업 신규가입자 수는 지난달 4만명 줄어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권 실장은 “3월 이후 청년층의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폭이 확대돼 가장 어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19 고용안정대책 중 청년 관련 대책이 시행되면 채용 축소로 인한 단기적 공백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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