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없이 전화번호만 알리고 조사 가능
이태원 클럽 방문자 5,517명 중 3,112명 연락 안 돼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태원 클럽 집단 발병 관련 익명 검사를 추진한다.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 클럽 방문 관련 연락을 받지 않고 코로나19 검사를 피하는 이들을 방역 관리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조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1일 서울 중구 시청청사에서 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신변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시에선 선제적으로 익명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검사자가 원하면 이름 적시를 하지 않고 검사를 진행하고, ‘용산1’ 식으로 보건소별 번호를 부여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말이다.
기존 코로나19 검사자는 검사를 받을 때 성과 이름뿐 아니라 나이, 성별, 직업, 주소 등 구체적인 신상 정보를 다 적어야 했다. 하지만 이태원 클럽 집단 발병의 초점이 유흥업소 발명이 아닌, 성 소수자에 집중돼 논란이 커지면서 검사 자체를 꺼리는 시민이 방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가 익명 검사로 방역의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이태원 클럽 방문자 검사 시 검사자의 전화번호만 확인하도록 하겠다”라며 “현재와 같이 검사는 무료”라고 했다.
시는 이태원 집단 발명 관련 익명 검사가 ‘숨은’ 클럽 방문자를 방역 체계로 끌어들이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박 시장은 “음성으로 밝혀질 수도 있는데 검사받는 자체로 신분이 노출될까 걱정하는 시민이 있어 익명성을 보장한다면 훨씬 많은 시민이 빠른 시간 내에 검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에서 이달 5일 사이 이태원 집단 감염 확산지로 지목되는 ‘킹클럽’ ‘트렁크’ ‘퀸’ ‘소호’ ‘힘’ 등 5곳을 방문한 손님은 5,517명으로 추정된다. 이중 연락이 닿은 사람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2,405명에 그쳤다. 나머지 3,112명은 아직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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